휴대폰·반도체도 고전..`IT 수출 먹구름 낀다`

7월 수출증가율 10.3%..5개월래 최소
휴대폰 등 4대 주력품목 수출 증가율 둔화
반도체 두달만에 또 역성장
  • 등록 2008-08-05 오전 11:00:00

    수정 2008-08-05 오전 11:44:20

[이데일리 김세형기자] 올 하반기 전세계적인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IT 수출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5일 지식경제부의 7월 IT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IT 수출은 121억80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0.3% 증가했다. 올 상반기 증가율 14.1%보다 뒤지는 것으로, 지난 3월 15.3%를 기록하며 10%대로 올라선 뒤 5개월만에 다시 10%가 위협받았다.

반면 7월 IT 수입은 66억7000만달러를 기록, 전년동월보다 17.2% 증가했다. 상반기 수입 증가율 16.6%보다 높은 수준으로 여전히 견조한 증가세가 유지됐다. IT무역수지가 55억1000만달러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수출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의미가 퇴색됐다.



IT 수출을 이끌던 휴대폰 수출 증가율이 둔화됐고 업황 기대감이 일던 반도체는 두달만에 감소세 전환했다. LCD TV 등 TV 수출 증가율도 4개월만에 10%대로 떨어졌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수출은 여전히 견조했지만 증가율이 다소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휴대폰 두달째 20% 턱걸이..유럽 수출 퇴조

올 상반기 IT 수출 증가율의 견인차는 휴대폰이었다. 7월에도 휴대폰 수출은 29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1.9% 증가하며 10개월 연속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6월 20.3%에 이어 이달도 20% 초반에 머물렀다. 지난 3, 4월 수출 증가율이 40%를 뛰어 넘던 것에 비할 때 증가 모멘텀이 다소 약화된 모습이다.

지역별로 홍콩을 포함한 대중국 수준은 부분품 수출 호조속에 전녀동월보다 53% 증가한 9억달러를 기록하고 미국 지역도 프리미엄 수출 호조로 66.1%증가한 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EU 지역에서는 감소세가 나타났다. 지난 7월 EU 지역 휴대폰 수출은 5억9000만달러로 15.6% 줄었다. 올들어 처음 감소세로 전환했다. 경기 둔화로 EU 시장이 침체했고, 휴대폰 업계 1위 노키아의 중저가 공세가 겹치며 삼성전자(005930) 등이 주춤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두달만에 감소세 전환

지난 5월 D램 가격 반등속에 피어나던 반도체 업황 호전 기대감이 다시 수그러들 조짐이 나타났다. 7월 반도체 수출 규모는 32억1000만달러로 전년동월보다 5.7% 줄었다. 지난 5월과 6월 각각 5.6%와 2.3% 증가하며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석달을 가지 못했다.

메모리 수출이 12.6% 줄어든 가운데 낸드플래시메모리 수출이 2억3000만달러로 26.4% 격감했다. 낸드 수출 증가율은 지난 6월 15% 감소세를 기록한 데이어 감소율이 더욱 커졌다. 다만 D램 수출은 2.7%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반기에도 반도체 업황의 큰 폭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수출도 험난할 전망이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실적발표회에서 "연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까지 좋지 않더라도 충분히 대비하는 자세로 하반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널 수출 견조..TV 수출 증가율 둔화

디스플레이 패널과 TV는 IT 수출 품목중 3, 4위를 기록하는 비중있는 품목들이다. 7월 패널 수출 규모는 24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2.2% 증가하며 여전히 30%대의 고성장세를 계속했다. 그러나 석달 연속 30%대 수출 증가율이 지속됐고 지난해 10월 이후 증가율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TV 수출은 눈에 띄게 증가세가 둔화됐다. TV는 지난해 10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호조를 보여왔지만 지난 7월 규모는 5억5000만달러, 증가율은 13.5%로 수출이 증가세로 반전된 뒤 가장 증가폭이 낮았다. 대부분을 차지했던 부분품 수출 증가율이 12.2%로 떨어진 것이 주요인이었다.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 증가율이 낮아졌다. 7월 중국향 수출은 35억4000만달러로 전년동월보다 16.6% 증가했다. 5개월만에 16%대로 떨어졌다. 반면 EU와 미국은 각각 7.5%와 24% 증가하며 전달보다 증가율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식경제부는 "미국발 경지침체지속과 원자재 가격급등에 따른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IT제품의 가격경쟁심화 등으로 어려운 여건이 향후 IT 수출에 어려운 여건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경부는 다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프리미엄폰(3G) 교체수요 확대, 메모리 반도체 공급초과 일부해소, 대형 평판TV 수요확대에 따른 패널 수요 증가 등이 향후 IT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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