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감면, 홍보는 '과기부'가 하고 통신사가 연 1.26조 부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실 보도자료
"민간회사 재산권·주주이익 침해"
  • 등록 2024-10-06 오후 4:29:47

    수정 2024-10-06 오후 4:29:47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취약계층 통신요금 감면액이 작년 1조 2600억원에 달해 통신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이준석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개혁신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법’ 제4조는 통신 3사를 포함한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요금 감면 등 보편적 역무 제공과 손실보전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출처: 이준석 의원실
문제는 통신사들의 손실보전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주주이익 침해와 통신요금 인상 압박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역대 정부가 통신사의 보편적 역무 제공, 손실보전 의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시행령을 바꾸면서 통신요금 감면 대상과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온 영향이다. 공중전화 등 일부 보편적 역무에 따른 통신사의 손실보전금은 연간 600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그러나 요금감면 서비스 등의 손실 보전 규모는 작년 1조 2604억원에 달한다. 전자는 과기정통부가 집계하고 있지만 후자는 전기통신사업자 자체 부담분이라는 이유로 별도로 관리하지도 않고 있다.

이준석 의원은 “통신요금 감면액은 2018년까지만 해도 6300억원 규모였으나 작년 1조 2600억원 수준으로 5년 만에 두 배 뛰었다”며 “그럼에도 통신사들은 과기부의 눈치를 보느라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다. 법률에 근거한 정부 정책이다보니 비용 부담을 지면서도 기업의 사회적 공헌 활동(CSR)에는 포함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통신요금 감면 대상은 2000년 제도 도입 당시만 해도 기초생활수급자였으나 2008년 최상위 계층으로 확대됐고 2017년에는 기초연금 수급자로까지 확대됐다. 감면 서비스 역시 시내전화에서 초고속 인터넷으로, 인터넷 전화, 와이브로 등으로 지속적으로 확대 추세다. 그 결과 우리나라 요금 감면 대상자가 전체의 15.1%에 달한다. 미국의 2.2%, 프랑스 0.0008%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편이다.

이 의원은 “정부는 그동안 수시로 시행령을 개정해 요금감면 대상잘르 확대하고 생색냈다. 만약 예산이 투입됐다면 지금과 같이 대상을 확대하는데 기획재정부가 동의했을지 의문”이라며 “아무리 공익추구 목적이라도 민간회사에 연간 1조원이 넘는 비용을 떠 넘기는 것은 재산권과 주주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복지정책은 공식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시행하고, 민간기업은 CSR활동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경쟁하고 홍보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기존 통신요금 감면에 더해 부가서비스와 OTT 등 디지털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디지털 바우처’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전기통신사업자에게만 부과하던 보편적 역무 부담을 네이버,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로 확대하겠다는 취지라고 이 의원실은 지적했다.

그러나 부가통신사업자의 디지털 바우처 사업 참여를 강제하기 위해선 법률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의원실은 “정부의 복지 사업 재원 부담을 민간사업자가 부담하도록 법률을 개정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해선 논란이 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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