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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의회는 이날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기반시설(인프라)와 병원·학교·대피소 등 우크라이나의 민간 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테러 행위라고 규탄했다.
유럽의회는 결의안에서 “러시아군과 그 대리인이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자행한 고의적인 공격과 잔학행위, 민간 인프라 파괴와 심각한 국제·인도주의 법률 위반은 테러 행위에 해당하며 전쟁 범죄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EU는 (의회의 테러지원국 결정을) 뒷받침할 법적 틀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상징적”이라며 “이미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전례 없는 제재를 가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EU 의회의 결정을 환영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를 향해 오랫동안 고수해오고 있는 테러리즘 정책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를 모든 차원에서 고립시키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을 통해 “EU 의회를 ‘어리석음 지원국’(sponsor of idiocy)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미국이 러시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리는 것은 양국 관계의 단절을 초래할 수 있는 결정인 만큼 조 바이든 행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특히 양국 간 교역 중단을 가져올 수 있는 테러지원국 지정은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유럽 의회 조사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폴란드 등 4개 회원국 의회에서 러시아를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