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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가 결국 `나홀로 성장`을 거듭하며 경제 성장 모멘텀을 타고 있는 미국마저 경기 부진의 늪으로 빠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앞선 3분기의 5.0%의 반토막 수준인데다 시장 전망치 3.0%에도 못미치는 2.6%를 기록했다. 올 6월 이후 기준금리 인상을 계획 중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핵심 물가지표로 활용하는 개인소비지출(PCE)지수도 지난해 12월에 전년동월대비 0.8%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 2009년 이후 5년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달러 강세, 수출 부진..글로벌 경기악화가 악재
4분기 소비지출은 지난 2006년 1분기 이후 9년만에 가장 큰 폭인 4.3% 증가를 나타냈다. 지난 3분기 3.2% 증가보다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6월 이후 휘발유 가격이 43% 급락하면서 늘어난 소비 여력 탓에 가계 지출이 크게 늘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은 경제지표가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과 경고음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계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미국 국민들에 자국 경제 성장에 대해 자신감을 회복한 것을 뜻하지만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끄는 또다른 한축인 기업들의 실적이 달러 강세와 글로벌 경기 악화 탓에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악화가 가시화되자 미국 기업들도 지난 1,2분기와 달리 3,4분기 들어 투자에 고삐를 쥐고 있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유럽 디플레 심화.. 동반 부진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목표치인 GDP 3% 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적어도 올해 1분기(1~3월)에는 직전인 작년 4분기처럼 약간의 둔화를 나타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는 올해 1분기 2.4%의 GDP 성장을 무디스 애널래틱스는 3.1%의 GDP성장률을 전망했다.
더큰 문제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이 1조1000억유로 규모의 국채 매입을 포함한 대규모 양적 완화 정책을 단행했지만 올 1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는 전년보다 0.6% 하락해 2009년 7월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작년 12월 마이너스(-) 0.2%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미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낸 성명에서 ‘국제적 상황 전개’를 정책 변수 요인으로 언급했다. 글로벌 경제 우려를 정식으로 표명한 것이다.
또한 근로자 임금이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경제 성장의 결실이 중산층에게는 재분배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