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58) 총리 취임 이후 일본 경제의 성적표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지난해 12월16일 총선에서 승리한 뒤 마련된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기부양책)는 지난 한 해 동안 성공적인 결과를 일궈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곧 ‘세 개의 화살’로 이뤄졌다. 첫 번째 화살은 지난 1998년 이후 계속된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기 위한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정책이다. BOJ는 오는 2015년까지 소비자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제시하고 엔화 공급과 국채 매입을 2년 내 2배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BOJ의 금융완화가 미국과 유럽에 비해 지연되면서 엔고(高)가 심화하고 경제 버팀목인 수출 산업의 부진을 초래했다는 인식을 깔고 나온 것이다.
두 번째 화살은 지난 1월 발표된 최대 20조엔(약 204조원) 규모의 재정확대 정책을 뜻하며 세 번째 화살은 일본 경제의 구조 개혁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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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구조 개혁을 의미하는 세 번째 화살이 당초 예상했던 만큼의 개혁안을 담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아베노믹스가 앞으로도 성공일로를 걷게 될 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성장 전략 외에도 구조 조정과 규제 완화 등 여러 카드가 필요한데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은 수도권 내 국가전략특구 설치 같은 성장전략 뿐이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도 일본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45%에 이른다며 일본이 어느 날 그리스처럼 국가부도 사태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BBC뉴스는 일본의 구조 개혁을 위해 여성 노동력의 참여 확대를 꼽았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일본 여성들의 사회 참여율은 취업연령의 절반 이하로 선진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 여성인력의 사회 참여율은 60%를 넘어섰으며 특히 미국의 경우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여성 근로자의 증가는 1인당 GDP에 최소 14%를 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는 지난 9월 말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여성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며 “위미노믹스(Womenomics)는 일본 뿐 아니라 아프리카 등 여러 나라에서 성장을 높이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1인당 생산성을 높여 근로자 소득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거듭되고 있다. FT는 기업 수익이 가계 가처분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한 구조적인 재정적자는 제거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이같은 점을 고민해야 하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