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모로 좋은 기회다. 운동경기에 빗댄다면 관객과 선수, 심판 등 흥행을 위한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지는 상황이다.
우선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부진의 수렁에 빠졌던 증시가 최근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응원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셈이다. 바이오와 LED, 풍력 등 제 각각의 주특기로 무장한 대표선수들의 활약상도 볼만하다.
그 동안 은근슬쩍 반칙을 눈감아왔던 심판들이 퇴출과 관리종목 지정 등의 호루라기를 과감하게 불면서 경기의 공정성과 함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코스닥 소속부제 변경과 함께 신상품도입 등 단체관객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되고 있다.
◇ 분명한 `옥석가리기` 신뢰회복 발판
코스닥은 최근 연일 상승랠리를 펼치며 연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코스닥은 지난 3월 이후 40%이상 올랐고, 최근 일주일간의 상승률도 10%에 육박한다. 전날엔 4.5% 가까이 급등하면서 작년 8월말 이후 8개월만에 480선을 회복했다. 불과 반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250선 아래로 미끄러졌던 것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하지만 주식시장 전반의 투자여건이 개선된 것 못지 않게 코스닥 내부의 변화도 최근의 흥행을 이끌어내는데 한 몫하고 있다. 우선 금융감독당국과 거래소의 과감한 코스닥 정화노력이 조금씩 투자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코스닥은 그 동안 `돈 놓고 돈 먹는` 도박판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 속에 신뢰부재라는 고질적인 문제에 시달려왔다. 반면 최근 실질심사제도 등 퇴출규정 강화와 관리종목 단일가매매 적용 등을 통해 부실기업들을 걸러주면서 신뢰회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분명한 `옥석가리기`로 부실기업과 한계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각심을 높여주면서 `옥(玉)`으로 인정받은 우량기업들의 경우 경쟁력이 한층 부각되면서 오히려 더 큰 관심을 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
◇ 코스닥 대표선수도 분발..외국인도 `입질`
코스닥 대표선수들의 분발도 눈에 띈다.
코스닥의 독보적인 대표주자였던 NHN의 거래소 이전과 함께 위기감이 크게 부각됐었지만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후발주자들의 경쟁은 오히려 더 큰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코스닥의 긍정적인 변화를 반영하듯 외국인의 입질도 시작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31일 이후 전날까지 약 44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향후 수급전망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물론 전반적인 위험자산 선호가 재차 살아나고 있는 영향이 크고, 절대적인 매수금액도 크지 않지만 그만큼 시장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방증은 될 수 있다.
오는 6월 코스닥 소속부제가 변경될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속부제 변경은 기업의 경쟁력과 안정성을 보다 분명하게 구분해 유용한 투자지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물론 새로운 지수와 상품개발이 가능해져 외국인과 기관들의 투자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자체적인 정화노력과 대표주자들의 선전에다 신상품 개발을 통한 수급구조 개선까지 동반될 경우 코스닥이 그 동안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새롭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봉원길 대신증권 종목전략팀장은 "아직 우량한 회사들만 남아있다고 보긴 힘들지만 영업이 아닌 증자 등의 재무활동 만으로 생존하고 있는 한계기업들을 솎아내면서 기존 기업들은 물론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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