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수급 불안에 팔 걷은 신동빈, 가나 찾았다

'초콜릿 원재료' 카카오 공급망 점검
AfcFT 사무총장 만나 아프리카 진출 타진
  • 등록 2024-10-10 오전 8:54:50

    수정 2024-10-10 오후 7:08:57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이 최근 초콜릿 원재료인 카카오 수급·가격이 불안정해지자 직접 원재료 생산국인 아프리카 가나를 찾았다. 한국·일본 롯데 식품사 경영진과 함께 지속가능한 카카오 공급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아프리카 시장 진출 가능성도 타진했다.

1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과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다마쓰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 등 한일 롯데 지주·식품사 경영진은 지난 8일(현지시간) 가나 수훔 지역의 카카오 농장을 점검했다. 가나에서 코코아 생산·가공·마케팅 전반을 총괄하는 정부 기관인 코코아보드엔 카카오 묘목 13만그루를 기증했다.

신동빈(왼쪽에서 두 번째) 롯데 회장이 8일 가나 수훔 지역에서 카카오 농장을 방문해 카카오 재배 환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롯데)
이번 방문은 한일 롯데가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를 지속가능하게 조달하고자 추진하는 ‘지속가능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이뤄졌다. 해당 프로젝트는 현지 파트너사와 카카오 공급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선진 농업과 카카오 묘목·비료 등을 지원한다. 한일 롯데의 대표 상품인 ‘가나 초콜릿’은 출시된 지 국내 50주년, 일본 60주년을 각각 맞았다.

가나는 세계 2위 코코아 생산국가지만 최근 폭염과 병해로 코코아 작황이 부진한 상황이다. 병해 입은 카카오 나무를 치료하기 어려워 이를 모두 베어내고 새로 묘목을 심고 있다. 새 나무에서 원두를 수확하기까지 최장 5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의 카카오 수급·가격 불안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일 롯데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양질의 카카오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자 가나 현지 농장과 계약을 맺고 공동 구매한다. 공동 구매 과정에서 절감한 비용은 △아동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 개선 △농업 교육 프로그램 개발 △기반 시설 건립 등에 투자한다.

롯데웰푸드는 가나 현지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캠페인도 펼친다. ‘해피 사이클 위드 가나’(Happy Cycle with Ghana)를 주제로 이달 말 한일 롯데 카카오 봉사단이 가나를 방문해 어린이 4000명가량에게 카카오쉘 업사이클링(카카오 부산물 재활용) 공책과 필통을 기부한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출장 기간 웸켈레 메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을 만나 아프리카 진출 가능성을 살폈다. 2021년 출범한 AfcFTA 참여국의 인구는 14억명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은 3조 4000억달러(한화 4666조 5000억여원)로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 농장을 시찰하고 묘목 기증식에 참석한 신 회장은 “지난 50여년 동안 가나 초콜릿이 고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우수한 품질의 카카오를 생산해 준 가나 카카오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며 “한·일 롯데가 힘을 합쳐 지속가능한 카카오 원두 생산이 가능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한일 롯데는 양사의 대표 브랜드를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고자 세계적으로 롯데 브랜드 중심의 공동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신 회장 주재로 열린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에서 빼빼로를 글로벌 메가 브랜드 1호 전략상품으로 선정하고 협력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 이영구 롯데식품군 총괄대표(왼쪽 세 번째), 다마쓰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왼쪽 두 번째), 이창엽 롯데월푸드 대표(왼쪽 첫 번째)가 지난 8일 아프리카 가나 수훔(Suhum)지역의 카카오농장에서 열린 카카오 묘목 기증식에서 카카오 보드 정부기관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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