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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쌀 과자의 원료로 사용되는 작은 알갱이가 특징인 쿠즈마이(고미)가 전년 기록적인 고온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급감, 가격이 급등하면서 쌀 과자 업체들이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쿠즈마이는 주식용 쌀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체로 걸러져 떨어진 직경 1.85㎜ 미만의 쌀이다. 일반 주식용 쌀에 비해 알갱이가 작아 쌀과자나 된장 등의 원료로 사용되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 특히 기록적인 고온으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다.
쌀 과자 최대업체인 가메다제과 담당자는 2023년산 쿠즈마이에 대해 “조달은 가능하지만, 발생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고 말했다. 산코제과 관계자도 “필요에 따라 조달은 가능하지만, 가격이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일본 전국미곡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쿠즈마이는 가격 변동폭이 커서 뚜렷한 도매가격 통계 수치는 없지만, “한 때 주식용 쌀에 가까운 가격까지 오른 것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주식용 쌀의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외식업계는 상대적으로 알갱이가 큰 ‘중미’를 주식용 쌀과 섞어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지면서, 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쌀 과자업계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기록적인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지난 몇 년간 수입 쌀에서 일본산 쌀로 전환하고 있었지만, 최근 쿠즈마이 등 특정 쌀의 대폭 가격 상승으로 인해 다시 수입 쌀로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실제 일본에서 쌀 과자 제품의 원재료는 중량 순으로 기재되는데 최근에는 일본산 쌀보다 외국산 쌀의 비중이 앞서는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카메다제과의 원료를 보면 최근 2~3년간 일본산 쌀의 비율이 더 높았지만, 현재는 수입 쌀의 비율이 더 높아지는 등 역전됐다. 카메다제과 측 관계자는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수입 쌀이 비싸긴 하나 국산 쌀의 상승 폭이 더 크기 때문에 수입 쌀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코제과도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수입 쌀을 늘리는 등의 대응을 올해 초부터 일부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쌀 과자업계에선 가격 인상 움직임도 활발하다. 산코제과는 지난 4월에 전체 상품의 20%가량을 약 8% 인상했고, 에치고제과도 8월부터 23개 제품을 약 4~11% 인상했다. 카메다제과는 오는 10월 1일 납품분부터 17개 상품을 9~22% 인상할 예정이다. 주식용 쌀과 동등한 국산 가공용 쌀을 사용하는 이와츠카제과도 이달에 9개 제품을 4~15% 인상할 계획이다. 가공용 쌀도 일부 고온의 영향을 받았으며,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상승한 탓이다.
일본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에 따르면 쌀값은 지난해 무더위 영향으로 유통량이 줄고 일본 방문객이 늘면서 18% 올라 2004년 4월 이후 2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쌀값 상승 영향으로 쌀 과자값(센베이)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6%에 달했다.
닛케이는 “2024년산 쌀은 2023년산에 비해 고온 피해가 작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특정 쌀을 포함한 쌀 가격의 향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때 슈퍼마켓과 드럭스토어에서 특판의 상징이었던 쌀과자의 이미지도 점차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