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치솟는 쌀값…쌀 과자도 인상, 수입산 대체 조짐

주식용 이어 과자용 쌀값도 급등세
원재료 비중 수입산 더 높아지며 '역전'
쌀 과자업계 최대 22% 가격 인상 행렬
7월 일본 쌀 과자값 전년동월比 16%↑
  • 등록 2024-09-01 오후 3:57:43

    수정 2024-09-01 오후 3:57:4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일본에서 쌀 부족 사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쌀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쌀 과자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이어 수입쌀 조달을 확대하고 나섰다.

일본 도쿄도 고토구 모리시타 인근에 있는 한 슈퍼마켓의 빈 쌀 진열대에 ‘자원 물자 부족으로 인해 쌀 공급이 불안정해졌습니다. 많은 고객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가족당 하루에 한 포대(쌀 한 포대)씩 구매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급이 안정될 때까지 당분간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AFP)


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쌀 과자의 원료로 사용되는 작은 알갱이가 특징인 쿠즈마이(고미)가 전년 기록적인 고온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급감, 가격이 급등하면서 쌀 과자 업체들이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쿠즈마이는 주식용 쌀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체로 걸러져 떨어진 직경 1.85㎜ 미만의 쌀이다. 일반 주식용 쌀에 비해 알갱이가 작아 쌀과자나 된장 등의 원료로 사용되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 특히 기록적인 고온으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다.

쌀 과자 최대업체인 가메다제과 담당자는 2023년산 쿠즈마이에 대해 “조달은 가능하지만, 발생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고 말했다. 산코제과 관계자도 “필요에 따라 조달은 가능하지만, 가격이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일본 전국미곡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쿠즈마이는 가격 변동폭이 커서 뚜렷한 도매가격 통계 수치는 없지만, “한 때 주식용 쌀에 가까운 가격까지 오른 것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2023년산 쌀의 생산량 감소 때문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3년산 쌀 생산량은 2022년 대비 37% 감소한 32만 톤으로, 지난 16년간 가장 적은 수치였다. 기록적인 고온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것이다.

또 주식용 쌀의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외식업계는 상대적으로 알갱이가 큰 ‘중미’를 주식용 쌀과 섞어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지면서, 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쌀 과자업계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기록적인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지난 몇 년간 수입 쌀에서 일본산 쌀로 전환하고 있었지만, 최근 쿠즈마이 등 특정 쌀의 대폭 가격 상승으로 인해 다시 수입 쌀로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실제 일본에서 쌀 과자 제품의 원재료는 중량 순으로 기재되는데 최근에는 일본산 쌀보다 외국산 쌀의 비중이 앞서는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카메다제과의 원료를 보면 최근 2~3년간 일본산 쌀의 비율이 더 높았지만, 현재는 수입 쌀의 비율이 더 높아지는 등 역전됐다. 카메다제과 측 관계자는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수입 쌀이 비싸긴 하나 국산 쌀의 상승 폭이 더 크기 때문에 수입 쌀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코제과도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수입 쌀을 늘리는 등의 대응을 올해 초부터 일부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입 쌀 조달 증가도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 쌀 수입을 제한하는 국가들이 최소한으로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쌀 중에서 쌀 과자용을 포함한 가공 원재료용으로 판매된 쌀은 작년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했다. 6월 한 달만 놓고 봐도 2.3배 늘어난 1만 4235톤에 달했다.

쌀 과자업계에선 가격 인상 움직임도 활발하다. 산코제과는 지난 4월에 전체 상품의 20%가량을 약 8% 인상했고, 에치고제과도 8월부터 23개 제품을 약 4~11% 인상했다. 카메다제과는 오는 10월 1일 납품분부터 17개 상품을 9~22% 인상할 예정이다. 주식용 쌀과 동등한 국산 가공용 쌀을 사용하는 이와츠카제과도 이달에 9개 제품을 4~15% 인상할 계획이다. 가공용 쌀도 일부 고온의 영향을 받았으며,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상승한 탓이다.

일본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에 따르면 쌀값은 지난해 무더위 영향으로 유통량이 줄고 일본 방문객이 늘면서 18% 올라 2004년 4월 이후 2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쌀값 상승 영향으로 쌀 과자값(센베이)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6%에 달했다.

닛케이는 “2024년산 쌀은 2023년산에 비해 고온 피해가 작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특정 쌀을 포함한 쌀 가격의 향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때 슈퍼마켓과 드럭스토어에서 특판의 상징이었던 쌀과자의 이미지도 점차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