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호주 길거리에 그려진 평화의 소녀상이 “정치적인 주제”라는 이유로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최근 호주 브리즈번 교통신호제어기에 그려진 소녀상 그림이 하루 만에 삭제됐다. 현지 당국이 정치적인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그림 위에 덧칠을 한 것이다.
브리즈번은 도시 미화 차원에서 도시내 교통신호제어기에 그라피티, 그림 등을 그리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렇게 제작된 그림은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도 저장돼 공개된다.
그러나 2014년 한 제어기에 욱일기 문양이 들어간 그림이 그려진 것을 한국 학생들이 발견했고, 시에 항의하자 다른 그림을 그려넣어도 좋다는 답변을 받았다.
학생들은 인권 문제 제기 차원에서 소녀상 그림을 그려 넣었으나 하루 만에 삭제 조치를 당했다. 시 당국은 학생들에게 “정치적인 문제라서 지워야 한다”고 통보했다.
욱일기 그림을 5년간 방치하고도 소녀상 그림을 하루 만에 삭제 조치한 것이다. 브리즈번 시 관계자는 이같은 조치 배경과 관련해 일본 측에서 항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브리즈번에는 일본영사관이 있어, 일본 측이 조직적으로 시에 압력을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
소녀상과 관련된 도상, 전시물에 대해 일본 측이 부당한 압력을 가한 사례는 독일, 미국 등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최근에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예술제에서 소녀상 전시물이 철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