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철강·車·기계, 지진사태는 비극이지만..`반사이익 기대`

日 철강·자동차·건설기계 업체 조업중단 잇따라
글로벌 시장서 日업체와 치열한 경쟁중인 업종 수혜
  • 등록 2011-03-14 오전 9:25:01

    수정 2011-03-14 오후 1:07:03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전세계의 이목이 일본으로 집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일본을 강타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 만큼 이로 인한 피해가 자국의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일본 업체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철강, 자동차, 건설기계 등의 분야는 이번 대지진으로 일본 경쟁업체들이 피해를 입은 만큼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동차, 日 빅3 생산중단..현대·기아차에 `수혜`

이번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일본의 빅 3업체인 도요타, 혼다, 닛산은 조업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도요타는 부품공장 2개와 소형차 조립공장 2개가 지진 발생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닛산도 부품공장 일부가 피해지역에 위치해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Fit, 어코드, CR-V를 미국으로 수출중인 혼다의 사야마공장도 한동안 폐쇄될 전망이어서 일본 자동차 업계의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와 치열한 경쟁중인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 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지진으로 수출용 일본차의 품질에 대한 우려가 확대될 것"이라며 "일본 완성차업체의 연이은 악재들은 수요자들을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그들과 치열하게 경쟁 중인 현대차, 기아차 매장으로 유도할 전망이어서 현대차와 기아차에게는 호재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도 "일본 지진으로 인해 일본 자동차 생산기지들의 피해가 확대되고 있어 완성차 수출 감소, 부품부족으로 해외공장 정상가동에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며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은 "이번 동북부 지역 자동차 공장 생산 차질로 인해 도요타의 야리스, 싸이언 브랜드 등 소형차 수출이 주로 중단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따라 현대차, 기아차 등의 미국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개선세와 해외판매 증가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철강, 가격 상승 효과..국내 철강업체에 `유리`

우리나라와 더불어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철강 생산 국가인 일본이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국내 철강업계도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고급강종 수입 물량 감소에 따른 생산량 확대가 예상되는 포스코(005490), 일본산 후판의 생산 차질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동국제강(001230), 열연강판과 형강에서 수혜를 입는 현대제철(004020)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일본 주요 철강사들의 생산 차질은 공급 부족으로 철강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과 국내 철강 업체들의 주요 경쟁사인 일본 업체들의 경쟁력 약화 차원에서 국내 철강 업체들은 반사 이익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또 "일본은 연간 780 만톤의 철스크랩을 순수입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중요한 철스크랩 수입원으로 일본의 지진은 철스크랩 단기 수급이 원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라 현재 소폭 하락 중인 철스크랩가격은 단기적으로 상승 가능성이 있어 국내 철근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 강화 모멘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도 "일본은 제철소 가동 중단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데다 전기 공급과 물류, 항만 등 피해로 단기간에 복구가 어려울 것"이라며 "생산 차질과 물류 문제로 국내로 반입되는 일본산 철강재 감소를 야기하고 이는 곧 수입량 감소에 따른 국내 철강사의 생산 증가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증권은 "이번 일본 지진에 따른 생산 차질에 따라 국제 철강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으로 국내업체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 고로업체(포스코, 현대제철)는 일본과 경쟁중인 동남아 등 수출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고 2분기 일본산 수입가격 상승 예상으로 내수가격 인상폭 증대 가능성 등에 따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교보증권은 철근업체인 한국철강(104700)대한제강(084010)도 일본 단기 Scrap 수집량 감소로 Scrap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1~3월 인상한 내수가격의 반영 가능성이 높아지는 효과와 일본내 지진 복구용 봉형강 수요 증가에 따른 반사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기계, 日업체와 경쟁 치열..지진으로 `반사이익`

자동차, 철강과 마찬가지로 일본과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기계 업종도 이번 일본의 대규모 지진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대신증권은 두산인프라코어(042670)에 대해 "일본 대지진으로 경쟁사인 일본 고마츠, 히타치 등이 타격을 입어 중국 시장에서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일본 굴삭기 업체인 고마츠와 히타치의 중국 점유율 하락이 예상되고 이에 따른 반사 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 업체의 정확한 피해 상황이 파악된 것은 아니나 고마츠의 경우, 굴삭기의 핵심 부품인 디젤엔진, 유압기기, axle의 자체 생산 기지가 일본의 동해에서 가까운 내륙에 위치,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나 전기 공급 부족과 같은 간접적인 영향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히타치의 주요 굴삭기 공장이 이바라키현에 위치하고 있어 지진으로 직접적인 피해 가능성도 있다"면서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 있다하더라도 일본의 전 항구가 가동 중단된 상태로 성수기에 맞춘 중국 수출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트레이드증권도 "중국 건설기계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와 선두를 다투고 있는 일본 고마츠의 중국내 굴삭기 수요 중 일부는 일본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월 고마츠는 두산인프라코어와 800여대 차이를 보이며 중국 건기시장 선두로 복귀 했다"면서 "실질적인 성수기인 3~4월에 일본 대지진은 고마츠로서는 두산인프라코어와의 경쟁구도에서 치명적인 경쟁열위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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