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고 수익성 메리츠종금증권, 규제 우려에 '흔들'

올 들어 주가 18.6% 하락…외국인·기관 '팔자'
금융당국, 건전성 규제 강화 의지…메리츠 이익 감소
  • 등록 2016-06-06 오후 1:00:00

    수정 2016-06-06 오후 1:00:00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금융투자업계 최고 수준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을 자랑하는 메리츠종금증권(008560)에 대한 투자자의 반응이 싸늘하기만 하다. 특히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의 주가 상승을 이끈 외국인이 빠르게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금융당국의 증권사 채무보증에 대한 규제 우려가 커지면서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외국인이 지분 축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 들어 메리츠종금증권은 18.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3%가량 상승했다. 시장 대비 수익률이 저조한 배경에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의 매도세가 영향을 줬다.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지난해 말 10.42%에서 6.03%로 4.39%포인트 낮아졌다. 기관은 올 들어 누적 순매도 800만주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누적 순매도 대금은 각각 764억원, 242억원에 달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보유 지분을 축소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금융당국이 금융투자사에 대한 건전성을 강조하면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올 들어 금융당국은 채무보증이 많은 증권사를 대상으로 테마검사를 진행하는 등 건전성 확보를 위한 규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메리츠종금증권도 리스크 관리 기준을 상향 조정했고 이는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680억원, 순이익 5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3.4%, 25.3% 감소했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시장 기대치를 11% 밑돌았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채무보증 규모가 지난해 4분기 5조4000억원에서 지난 1분기 4조6000억원으로 15% 줄었다”며 “기업금융 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금융투자업계의 채무보증 가운데 대다수가 부동산 관련 보증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 담보가치 하락으로 증권사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선제로 현황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규제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메리츠종금증권 주가가 과도하게 내렸다고 판단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업계 최고 수익성을 고려했을 때 현재 주가는 저평가 국면”이라며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ROE 12.6%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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