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서울에 사는 결혼 3년 차 직장인 천모(38)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2년마다 전셋집 구하러 다니는 데 지쳐 내 집을 마련하고 싶지만 당장 매입할 때인지 판단이 안 서기 때문이다. 천씨는 이번 설 명절에 가족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집 구매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올해 설 명절 이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과거 설 추석 명절은 부동산시장의 변곡점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일례로 지난해 설(1월 31일) 명절이 있었던 1월 아파트값은 0.05% 올랐고, 2월에는 0.33%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명절이 지나면 이사철 성수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친지와 대화도 부동산시장 향방에 영향을 미친다. 전국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로부터 생생한 동향을 전해 받고 매수와 매도에 나서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설 이후 전세난에 따른 매매 전환 수요 등으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강남권에서 촉발된 재건축 이주 수요가 서울 외곽과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전셋값이 들썩이고, 이는 결국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을 부추겨 집값 상승을 유도할 것이라는 얘기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설 명절 이후 봄 이사철이 다가오면 요즘 꿈틀대고 있는 집값이 상승 기조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저금리 기조와 함께 이른바 ‘부동산 3법’ 국회 통과 등 잇단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도 향후 집값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자문부 연구위원은 “정부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리가 낮은 정부 정책자금 대출을 확대하고 있어 주택을 구매할 때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자금이 어느 정도 있는 수요자라면 선호 지역의 아파트 분양권을 매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