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8일(현지시각)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 참가한 국내 전자업계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시전략이 대조를 보이고 있다. LG전자(066570)는 OLED TV를, 삼성전자(005930)는 울트라 HDTV 및 스마트 TV를 각각 선봉에 내세우며 주력으로 밀고 있다.
세계적 가전전시회인 CES는 각 제조 업체들이 자사의 향후 주요 제품 전략을 대내외에 공표하는 자리이기에 앞으로 두 업체간 TV 사업전략이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 TV는 LCD와 달리 백라이트 없이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 다이오드여서 LCD TV보다 반응속도가 1,000배 이상 빠르고, 가볍고, 얇은 차세대TV다. 울트라 HD TV는 풀 HD보다 화소수가 4배가 많아 훨씬 선명한 화질이 구현되는 초고화질, 고해상도 TV다.
세계 TV 판매 7년 연속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OLED TV에 큰 비중을 두고 TV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동안 OLED TV 분야에 있어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대내외에 과시해왔다. 그러다 올들어 방향을 급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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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55인치 OLED TV 양산 모델을 공개하며 자신감을 보이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당시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업부장은 “55인치 OLED TV 양산 모델을 통해 차세대 슈퍼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는 TV로 ‘초격차’ 전략을 이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7일 CES 개막에 앞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에 나선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장도 OLED TV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울트라 HDTV 및 스마트 TV를 부각시켰다. 대신 삼성전자는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울트라 HD TV 110형, 85형 등 초대형 TV로 구성된 빅 스크린 TV존을 설치하는 등 울트라 HDTV의 강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초대형 인치를 테마로 잡다보니 지난 5월 외부에 공개한 이후 크게 개선된 게 없는 OLED TV 대신 울트라 HDTV가 전면에 부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LG가 비록 예약판매이기는 하지만 OLED TV를 먼저 시장에 출시하며 기선을 제압하면서 삼성전자가 OLED TV를 강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불가피하게 전략 수정을 한 것 같다”며 “OLED TV를 둘러싸고 삼성전자가 조만간 대반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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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LG전자는 OLED TV가 지난해부터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최우선으로 강조해온 ‘시장선도 제품’ 가운데 대표적인 차세대 품목이어서 앞으로도 그룹의 핵심 제품으로 강하게 밀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 2일 그룹 신년사에서도 “세계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시장선도 상품을 반드시 만들어 달라”고 그룹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LG전자에 OLED TV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034220)도 OLED 라인에 대한 추가 증설 계획을 오는 2월까지 확정하고 OLED 시장 선도자의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LG디스플레이의 OLED TV는 세계최초라는 타이틀과 함께 기술적으로도, 디자인적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며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에 밀려 세계 TV시장에서 만년 2위로 머물던 LG전자는 향후 OLED TV를 통해 세계 1위 자리를 빼앗기 위해 이 시장을 키우는 데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OLED TV 시장을 선도하면서 올해 세계 TV 시장을 재편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회사의 전략”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