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외적인 경기 상황이 어렵지만, 이건희 삼성 회장이 또다시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경쟁사가 위기를 느끼고 움츠러들 때 오히려 한발 앞선 공격적 투자로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올해 47.8조 투자..北 GDP 넘는 최대 규모
17일 삼성그룹은 올해 총 투자규모를 47조8000억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12%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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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조7000억원의 투자 가운데 시설투자에만 31조원이 집행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규모다.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한 R&D에는 13% 증가한 13조6000억원이 투자된다. 자본투자 계획은 10% 증가한 3조2000억원이다.
48조원에 육박하는 삼성의 전체 투자 가운데 삼성전자(005930)의 투자금액이 36조~3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도 더 늘렸다. 올해 삼성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1000명 늘어난 2만6000명 수준으로 정했다. 이 역시 사상 최대 규모다.
대졸 신입사원 9000명, 경력직원 5000명, 고졸을 포함한 기능직원 1만20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고졸 인력 충원이 1000명이 더 늘어나 9000명을 채용한다.
◇ 이건희 "투자 적극적으로..더 앞서 가겠다"
삼성의 사상 최대 투자는 이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또다시 발휘됐다는 평가다.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오히려 과감한 투자로 삼성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던 패턴이 이번에도 나타났다.
삼성의 공격적인 투자 결정은 LG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LG그룹은 올해 투자계획을 16조4000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3조원 줄어든 규모다.
이 회장은 "정신을 안 차리고 있으면 금방 뒤지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긴장이 된다. 더 앞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더 깊이 미래를 직시하고, 더 멀리 보고, 더 기술을 완벽하게 가져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삼성이 이미 세계 최대 IT 회사로 우뚝 섰지만, 이 회장의 목표치는 더 먼 곳을 잡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 관계자는 "과거에도 위기 때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단행했다"면서 "세계 경기 침체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사상 최대의 투자와 채용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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