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아직은 서걱서걱한 도시에도 봄 풍경이 살금살금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깔깔 웃는 아가씨들의 화사한 치마 위에, 꽃 시장에 '앞으로 나란히'를 하고 선 풋풋한 모종 사이에, 무심코 틀어 놓은 텔레비전 화면 속에 봄들이 킥킥거리며 꿈틀대고 있습니다. 이제 머지 않아 동네 골목마다 개나리가 아우성을 치고 남산이 눈 시린 벚꽃의 분홍 빛으로 반짝이겠지요.
기다리면 봄이 곧 올 텐데, 이런저런 봄 소식에 엄마가 생일 선물 숨겨둔 비밀 장소를 알아낸 아이마냥 참기 힘들어집니다. 남쪽 어느 고장에 벌써 피었다는 꽃을 찾아 먼먼 길을 가서 포근한 봄을 워워 서울로 몰아 오고 싶은 마음이라고나 할까요.
'꽃 릴레이'의 첫 주자는 매화입니다. 섬진강 따라 마주보고 있는, 햇빛 가득한 전남 광양과 경남 하동이 예쁜 매화를 터뜨리며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그보다는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월출산 자락 해남에도 매화가 한창입니다. 2번 국도를 따라 해남에서 광양으로 이어지는 강진, 보성, 벌교, 순천에도 매화가 곳곳에 총총 피었습니다. 매화 다음엔 복사꽃이, 그 다음엔 벚꽃이, 조금 지나면 배꽃이 차례차례 봄을 활짝 피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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