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전문가들은 대통령 탄핵 정국이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하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요인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시장 적정 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단기적인 충격이 발생할 경우 이를 매수 기회로 삼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코스피 지수의 하단은 대내외 정치·경제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내년 1분기까지 2250선까지 열어두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현 코스피 지수, PBR 0.9배 불과…이미 바닥 근접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의 코스피 지수 하단 전망은 △NH투자증권 2250 △한국투자증권 2340 △대신증권 2380 △상상인증권 2380 등의 순이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박근혜 정권 탄핵 시기의 TTM PBR 최저치는 0.97배로 현 수준보다 높았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장 보수적 밸류로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가 정점을 찍었던 2023년 10월 0.86배 정도가 가장 합리적인 수준”이라며 “이에 따라 2340선이 우리 증시의 가장 이성적인 저점”이라고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 이슈의 증시 영향은 지난 6일을 바닥으로 마무리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증시의 불안 요인은 국내 정치적 이슈보다 미국 트럼프 정권의 정책 불확실성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이슈에 시장이 단기적으로 급락할 경우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단 조언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이성적 수준을 넘어서면 언더 슈팅이 나올 수는 있다”면서 “이는 적극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은 단기적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는 있으나, 국내 증시의 구조적 하락 요인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탄핵 정국 속에서도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글로벌 경제와 정책 리스크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말도 안되는 밸류에이션 수준과 수급 환경을 고려했을 때 정치적 혼란에 대한 시장의 과민 반응은 추세적으로 고착화되기 어렵다”며 “신용등급이나 외국인 매도세와 같은 거시적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지 않는 한 시장가치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낙폭이 과도한 실적주와 중대형 고배당주를 추천했다. 또 증시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상황에서는 국내 주식 비중을 일방적으로 축소하기보다는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외국인 수급 모멘텀이 살아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반면 투기적 수요가 몰리는 정치 테마주에 대한 투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