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건강한 모습으로 세계 청년들과 만났다. 교황의 이번 해외 사도순방은 지난 6월 탈장 수술 이후 처음으로 수행한 해외 일정이다. 많은 이들이 교황의 건강을 염려하는 가운데 진행됐지만, 교황은 높은 열정으로 화답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 3일 제37차 2023 리스본 WYD (World Youth Day, 세계청년대회, 이하 리스본 WYD) 참가를 위해 리스본에 도착한 교황은 ‘만남의 언덕’에서 환영행사를 가졌다. 주교단과의 만남에서 교황은 “교회가 걸어가야 할 길은 분명 쉽고 편한 길이 아니지만, 교회는 편을 가르거나 나누지 않으며 인류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고 관계를 맺는 시노드 여정을 걸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 ‘2023 리스본 세계청년대회’에 참가한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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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교황은 리스본 WYD 기간 중 머무르는 주 포르투갈 교황청 대사관으로 이동해 교회 내 성학대 피해자 13명과 비공개 만남을 가졌다. 1시간 넘게 이어진 만남에서 교황이 피해자들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했다고 교황청 공보실이 전했다.
교황은 3일 첫 일정으로 오전 9시(현지 시간)에 포르투갈 가톨릭 대학교에서 학생과 관계자들을 만나 “주저하는 행정가가 아니라 꿈을 이루고자 행동하는 이들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오후 5시경 교황의 전용차량이 마르케스 드 폼발 광장에 들어서자 순례자(참가자)들이 환호하며 교황을 반겼다. 전 세계의 깃발이 휘날리고 박수와 환호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교황을 만난 순례자들의 표정은 기쁨으로 가득 찼다.
교황은 순례자들을 향해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각자의 이름’으로 부르신다”고 말하며 “이는 여러분이 ‘숫자’가 아닌 하나하나의 ‘얼굴’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느님께 여러분의 비밀, 기쁨과 걱정, 세계의 문제들을 질문하고 맡기시라”며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자판기처럼 답을 내주시지는 않으신다. 그분은 검색 엔진이 아닌 진정한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WYD 기간 동안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며, 서로를 향한 사랑과 상대방의 소중함을 상기시키자”며 “사랑과 일치 안에 머무르면 우리의 기쁨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오는 6일까지 다양한 일정을 통해 리스본 WYD에 참가한 젊은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후 마지막 날인 6일 오전 9시 ‘은총의 광장’(리스본 테주 공원)에서 파견미사를 끝으로 리스본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파견미사의 말미에는 차기 WYD 개최지가 발표된다.
| ‘2023 리스본 세계청년대회’에 참가한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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