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앞으로 중국을 상대로 한 중간재 중심의 수출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중국 경제가 개혁·개방 40년을 맞은 가운데 ‘제조업 굴기(屈起)’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산업 고도화 전략을 통해 우리나라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한은은 19일 내놓은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의 성장 방식과 구조 전환이 진행 중임을 감안할 때 이에 대응하면서 양국간 경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중국 수출에서 고위기술의 비중은 이미 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통신기기, 반도체, 트랜지스터 등을 중심으로 한 고위기술 제조업 수출 비중이 2000년 22.4%에서 2016년 32.6%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위기술 비중도 19.6%에서 24.8%로 커졌다.
한·중간 기술 격차도 줄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자료를 보면, 한·중 기술 수준 격차는 2014년 1.4년에서 2016년 1.0년으로 줄었다. 이를테면 전자·정보·통신 기술 격차(1.8년→1.5년)는 0.3년 줄었고, 의료(1.5년→1.0년)의 경우 0.5년 축소됐다. 바이오(1.7년→1.5년)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중국의 산업 변화상 하에서는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고, 그런 만큼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한은의 지적으로 읽힌다. 지난해 기준 대중(對中) 수출품 품 중간재 비중은 78.9%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한은은 또 중국의 거대 소비시장을 향한 맞춤형 대응책도 강조했다. 포화 상태의 1~2선 도시 외에 3~4선 도시와 내륙 지역에 진출하고, 소비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른 신소비층(1980~90년대생)을 타깃으로 하는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아울러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을 통해 대규모 시장을 적극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