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대기업들의 순환출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26일 기준 순환출자고리는 총 8개 그룹, 94건이었다. 이들 94건의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총 11조3151억원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5년 11개 그룹 459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건수로는 무려 365건(80%)나 줄었고 순환출자해소 비용도 12조4081억원에서 1조930억원 감소했다. 순환출자구조는 최종 지배기업을 기준으로 조사했으며, 금융지주회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삼성생명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이처럼 순환출자 구조가 상당부분 해소된 것은 한진, 한라, 한솔 등 3개 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거나 주식 매각을 통해 순환출자를 완전 벗어난 데다 롯데, 삼성, 현대차 그룹들도 일부 고리를 끊어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과 한솔그룹은 지난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으며, 한라그룹은 한라가 보유중이던 한라홀딩스 주식을 매각하면서 순환출자구조가 해소됐다.
순환출자가 남아있는 그룹들도 건수를 크게 줄였다.
삼성은 2015년 초 10건이던 순환출자고리가 올해 8월 말에는 7건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순환출자해소에 소요되는 비용도 2조7273억원에서 1조7432억원으로 9841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028260)의 합병으로 인해 순환출자고리 일부가 해소된 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순환출자고리는 줄었지만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해소 비용은 오히려 늘어났다. 2015년 6건이던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올해 8월에는 4건으로 감소했다. 현대제철(004020)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 등에 따른 결과다. 하지만 순환출자해소에 드는 비용은 2015년 5조4099억원에서 올해 8월 5조8391억원으로 4292억원 증가했다. 지난 1년 8개월 동안 현대모비스(012330)의 주가가 소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순환출자구조 해소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5년 416건이던 롯데그룹의 순환고리는 올해 8월 말 67건으로 급감했다. 순환출자해소에 필요한 비용도 같은 기간 2조2444억원에서 1조7509억원으로 4935억원 감소했다.
현대중공업, 대림, 현대백화점, 영풍, 현대산업개발 등 5개 그룹은 순환출자고리에 변화가 없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순환출자고리가 1건으로 비교적 단출하다. 주력사인 현대중공업이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94.9%를 보유하고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 지분 42.3%를 갖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다시 현대중공업 지분 8.0%를 보유하며 순환출자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는데는 7852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15년 6791억원에 비해 15%이상 상승한 것으로 그동안 현대중공업 주가가 다소 회복된 영향이다.
대림그룹은 ‘이준용 회장(37.7%)→대림코퍼레이션(21.7%)→대림산업(100%)→오라관광(4.3%)→대림코퍼레이션’으로 이어지는 1건의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해소비용은 대략 466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밖에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과 현대에이앤아이, 현대그린푸드 등 3건, 영풍그룹은 영풍과 시그네틱스가 7건의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현대산업개발그룹도 현대산업개발을 중심으로 한 4건의 순환출자고리가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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