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엄마여서, 내 딸이어서 ‘고마운 포옹’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 등록 2009-02-20 오전 11:48:00

    수정 2009-02-20 오전 11:48:00

[경향닷컴 제공] 참 정겨운 풍경입니다. 엄마 냄새, 딸 냄새 실컷 맡으며 부둥켜안은 모녀가 있네요.

세상에 다시없을 불행이 바로 방문 앞에 와 있건만 아직 모르기 때문이겠죠.

부모의 자랑은 늘 자식이었습니다. 삶의 이유였죠. 묵은 김치에 찬밥 한 덩이 말아 먹을지언정 자식 뒷바라지에는 소홀함이 없던 부모. 고생만 하던 아버지는 효도 한 번 못 받고 일찌감치 세상을 떠났습니다.

혼자 남은 엄마는 텅 빈 집에서 이제나 저제나 자식들이 찾아올까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직장일이며 집안일로 바쁠 것을 알기에 엄마는 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아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시집간 딸이 2박3일 친정집에 내려옵니다. 한겨울 전기장판의 온기에 의지해 사는 엄마. 반가운 마음도 잠시 행여나 안 좋은 일이 있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모녀는 오랜만에 꿀맛 같은 시간을 보내죠. 지난날을 얘기하다가 가끔 말다툼하며 앙금을 씻어내기도 합니다. 웃다가 울고 또 웃습니다.

행복도 잠시. 이별의 시간이 왔네요. 간암으로 3개월 시한부를 선고받은 딸은 차마 이별을 고합니다. ‘나를 제일 예쁘다고 하는 사람. 내가 무슨 짓을 하고 돌아가도 반겨줄 사람. 바로 엄마라는 거, 나 이제야 알고 떠나요. 내 엄마여서 고마워, 사랑해….’ 멀쩡히 옆에 있을 때는 왜 몰랐을까요.

연일 공연장을 가득 채운 아버지와 엄마, 또 그들의 자식들이 어둠 속에서 때늦은 후회로 흐느낍니다. 3월8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극장. (02)6005-6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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