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현대모비스(012330)가 현대오토넷(042100)과의 합병을 결의한 10월31일 직후인 지난달 3일부터 23일 연속으로 현대모비스에 대해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이 매도한 규모는 481만주에 달한다. 이는 현대모비스 전체 발행주식 8748만주의 5.5%에 달하는 규모다.
현대모비스의 주요 주주였던 미국계 투자자문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이 집중적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9.39%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얼아이언스번스타인은 이달 4일 기준으로 보유지분이 7.89%로 낮아졌고, 이 후에도 지분 매도를 지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보유 지분은 400만주 이하로 감소해 지분율은 이미 5% 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오토넷과 합병을 결의한 현대모비스는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을 회사에 팔 수 있는 가격을 주당 8만3019원으로 제시했다. 전일(3일) 현대모비스 마감가인 5만원과 매수청구가격과의 괴리율은 66%에 달한다. 합병에 반대한다면 보유하고 있다가 매수청구를 통해 차익이 가능한 상황인 셈이다.
매수청구권을 통한 시세차익 가능성을 버리고 굳이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이유는 결국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의 합병이 결국 성사되지 못할 것이라는 가정을 깔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주가 급락으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고, 그렇게 되면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합병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합병의 전제로 주식매수청구 규모를 이미 제한해 놓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은 합병을 발표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규모의 합계가 3000억원을 넘을 경우 양사가 협의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놓았다.
시장에서는 현 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합병 성사가 불가능하다.
외국계 증권사인 맥쿼리증권의 ES 곽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의 합병에 반대하는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1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며 "회사가 합병 결의를 취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수홍 현대증권 연구원 역시 "주가와 매수청구가격과의 차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매수청구권 확보를 위해 합병을 반대할 확률이 높아 주총 통과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만일 주총을 통과 하더라도 이후 매수청구 규모에 대한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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