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 시티투어버스 가격 50% 올린다…“요금 현실화”

2년에 걸쳐 성인 도심고궁 코스 2만 4000원→3만 6000원 등
2020년 이후 4년 만에 인상…"코로나 타격 등으로 적자 지속"
뉴욕·런던·싱가포르·시드니 등 해외 주요 도시 보다 낮은 수준
  • 등록 2024-08-15 오후 1:29:09

    수정 2024-08-15 오후 7:21:59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서울시가 버스를 타고 핵심 관광지를 순환하는 서울시티투어버스의 가격을 50% 인상한다. 해외 주요 도시에 비해 낮은 수준의 가격을 현실화하는 게 목적이며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올리면서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티투어버스(사진=서울시티투어버스 홈페이지)
◇오는 10월부터 2년에 걸쳐 단계적 인상


15일 시에 따르면 서울시티투어버스는 현행 성인 기준 2만 4000원인 도심고궁남산코스 가격을 3만 6000원으로 변경한다. 인상률은 50%다. 소인권은 1만 5000원에서 46.7% 오른 2만 2000원으로 책정했다. 도심고궁남산코스는 N서울타워, 명동, 남산골 한옥마을, 창덕궁, 인사동, 청와대, 경복궁 등을 순환하는 코스다. 원하는 정류장에서 하차해 자유롭게 관람 후 다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강 변을 달리며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야경코스는 성인권 2만원, 소인권 1만 2000원에서 성인권 3만원, 소인권 1만 8000원으로 각각 50%씩 인상한다.

코로나19 이전 운행하다 지금은 멈춘 파노라마 코스와 어라운드강남 코스도 추후 재개를 대비해 가격을 조정한다. 남산, 한강, 여의도, 강남 등을 순환하며 서울의 전경을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코스는 도심고궁남산 코스와 같이 성인권 2만 4000원에서 3만 6000원, 소인권 1만 5000원에서 2만 2000원으로 가격을 올린다. 코엑스, 강남, 가로수길 등을 돌아보는 어라운드강남의 경우 성인권은 2만원에서 3만원으로 50%, 소인권은 1만 5000원에서 2만 2000원으로 46.7% 인상한다.

이번 가격 인상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올려나갈 방침이다.

(자료=서울시)
◇해외 주요 도시 比 4분의 1 수준인 가격 현실화


서울시티투어버스는 이번 요금 조정이 해외 주요 도시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가격을 정상화하는 동시에 만성적인 적자를 벗어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뉴욕(58달러, 약 7만 9000원), 런던(38달러, 약 5만 1000원), 싱가포르(48달러, 약 6만 5000원), 시드니(69달러, 약 9만 4000원) 등과 비교하면 시티투어버스의 가장 높은 도심고궁 투어 요금은 2분의 1에서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코로나19 시절부터 이어져 온 적자도 부담이다. 시티투어버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시절 외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관광을 위해 상단이 열리는 버스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도 상환하고 있어 적자가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요금 인상을 점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티투어버스 주 탑승객은 외국인으로 평소에는 절반 가량, 많을 때는 8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서울시티투어버스는 민간 사업자로 자율적으로 운영하면서 서울시의 예산은 받지 않는다. 다만 면허를 받는 과정에서 시로부터 요금에 대한 승인을 받도록 돼 있는 구조인데, 서울시 역시 이번 요금 인상의 취지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수년째 가격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던데다 해외에 비해 요금이 많이 낮았던 만큼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수입 증대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며 “가격을 현실화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티투어버스와 유사한 노랑풍선 시티버스도 가격을 높인다. 전통문화(주간) 코스와 한강잠실코스 모두 성인권은 2만원에서 3만원, 소인권은 1만 5000원에서 2만 2500원으로 각각 50%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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