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병기 주일대사를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되시기 전 새누리당의 부끄럽고 추한 과거와 단절하겠다는 천막당사에서의 다짐은 다 잊으셨느냐”며 날카로운 각을 세웠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풍 사건이나 불법으로 재벌에게 정치자금을 받는 등 온갖 추문으로 둘러싸인 이 후보자를 국정원장으로 내놓는 것이 국정원 개혁에 대한 답이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아직도 국정원 대선개입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고 국민은 대선 당시 국정원이 어디까지 정치공작을 한 것인지 깊은 불신과 의문을 가지고 있다”면서 “하필이면 이 때 이 후보자를 지명한 박 대통령의 생각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이어 “국가의 근본개조를 위한 인사가 아닌 거꾸로 가는 인사, 근본적인 변화를 바라는 국민을 저버리는 인사”라며 “정권을 지키기 위해 이 후보자의 내정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라면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과거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정치특보로 있던 시절, 이인제 의원에게 5억원을 전달하는 이른바 ‘차떼기스캔들’에 연루돼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차떼기 스캔들이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자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당을 전면적으로 개조한다는 의미로 당사를 처분하고 84일간 천막당사에서 생활하는 등 개혁의지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