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관계자는 24일 "신한은행에 라응찬 회장 조사에 필요한 자료들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신한은행에서 자료가 오는 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비자금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라 회장이 2007년 타인 명의의 계좌에서 50억원을 인출해 박 전 회장에게 전달한 사실을 파악했으나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라 회장은 검찰에서 가야C.C 지분 5%를 인수하기 위해 박 회장에게 건넨 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주장이 인정되면서 라 회장과 관련한 검찰 수사는 중단됐지만 지난 4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라 회장이) 금융실명제를 위반했다는 사실을 검찰에서 확인한 것이 틀림없느냐"고 묻자 이귀남 법무장관이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변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현행 `금융 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비실명 거래를 한 금융회사 임직원과 금융회사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고 금융회사 직원이 고의로 3억원을 초과하는 비실명 거래를 하는 경우 금감원으로부터 `정직` 이상의 제재를 받게 되어 있다.
문제는 실명제법이 타인의 금융정보를 누설한 금융사 임직원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차명계좌를 개설한 고객에 대해서는 별도의 처벌규정이 없다는 점. 3억원 이상의 비실명 거래에 연루된 금융회사 직원도 제재할 수는 있지만 라응찬 회장의 직접 지시여부를 증명하지 못할 경우 일부 말단 직원에 대한 징계로 그칠 가능성도 크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응찬 회장이 차명계좌 개설을 직접 지시한 증거를 찾지 못하면 관련 임직원의 진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 의혹만 커지고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면서 적지않은 부담을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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