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의 메이저리거 박찬호 ''김윤진''

영화 ''세븐 데이즈''로 돌아온 ''월드 스타''김윤진
  • 등록 2007-10-16 오전 11:23:00

    수정 2007-10-16 오전 11:23:00


 
[노컷뉴스 제공] 야구계의 메이저리그(MLB), 테니스계의 윔블던, 골프계의 PGA(또는 LPGA), 농구계의 NBA, 아이스하키계의 NHL 그리고 할리우드... 모두가 제 분야에서 꿈의 무대다. 전세계 예술 스포츠 어느 분야의 프로페셔널이라도 지금 열거한 이 꿈의 무대를 밟아보고 성공의 달콤한 열매를 따고 싶어하는 도전자들은 수없이 명멸해왔다.

한국출신 중에서도 조금씩 그 무대에 온전히 발을 딛고 성공을 거두고 있는 대단한 도전자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박찬호는 야구에서 우리를 흥분케했고 박세리와 최경주 등은 골프에서 우리의 가슴을 벅차게 만들었다. 이형택은 US오픈에서 그 땀의 결실을 보여줬다.

이제 할리우드 시장에서 제작돼 전세계 210개국에 방송이 전파되는 미니시리즈 '로스트'의 주인공 김윤진도 그 대열에 당당히 서있다. 이들에게 더없는 박수를 보내는 까닭은 최고의 시장이자 무대라 일컬어지는 미국에서 나고 자라 현지화 된 조건에서 거둔 성과가 아니라 비행기로 10시간이 넘는 먼 이역만리 작은 나라에서 나고 자라 배우고 익히고 땀흘린 결과를 갖고 현지에서 자웅을 겨뤄 이뤄낸 성과기 때문이다.

여타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연기 분야에서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을 인식하고 소수민족 중에서도 더 소수인 아시아 인으로 당당히 이뤄낸 성과라 더 빛난다. 주인공은 김윤진이다. 산드라 오, 그레이스 박, 존 조, 릭 윌 윤리 등 우리가 할리우드에서 인정받고 있음을 주지하고 있는 배우들과는 또 다르다. 그들은 엄연히 현지에서 배우고 자라 미국식으로 완전히 化한 연기자들이기 때문이다.

노력이 바탕이 되지 않은 행운이란 없어요

열살에 이민간 김윤진에게 미국은 두려움과 도전의 연속이었단다. 숫기없던 김윤진을 연기의 세계로 인도한 것은 학교 연극반. 잃어버린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은 느낌을 받은 것도 이때부터다. 그렇게 연기에 발을 디딘 김윤진이 1990년대 후반 한국에 돌아와 대박을 쳤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신호탄이랄 수 있는 '쉬리'의 여전사로다. 대형 신인의 탄생을 많은 사람이 목격했지만 김윤진은 이후 쉽게 한국 영화와 여타 작품에서 온전히 뿌리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밀애'(2002)로 청룡영화상 주연상을 받으면서 다시 인정받기 시작했을 때 그는 홀연히 가방을 쌌다. 이제 정작 본인이 꿈꿨던 할리우드에의 도전을 시작할 때라고 여기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ABC 방송국의 캐스팅 디렉터인 켈리 리는 김윤진을 발굴한 은인이다. 올해 초 한국에서 열린 디지털 포럼에 참석했던 켈리 리는 "내가 여지껏 만나 본 한국 배우들중에 최고중 한명"이라면서 김윤진에 대한 믿음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완벽한 영어 대사 전달력과 연기력을 겸비하기가 쉽지 않은데 김윤진은 그걸 입증한 배우라는 것이다.

한국에 내한하는 배우나 유명 감독들에게 물어보면 언제나 '한국 배우의 할리우드 진출 가능성 여부'에 대한 대답은 "영어로 표현하는 의사 전달력과 연기력, 여기에 무엇보다 하고자 하는 열정"이 공통적으로 돌아온다. 김윤진을 한국에서 잘나가는 여자 연예인의 기준으로 비춰보면 외모적으로는 앞에 있지는 않을 듯 싶다. 하지만 그는 외모 이상의 것을 갖고 할리우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의 기준은 지극히 표피적이고 국지적임을 반증한다. 할리우드의 시선은 우리와 확실히 다름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김윤진의 성공은 오히려 정체성의 혼돈에서부터 기인한다. 미국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미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주변인에 머문다는 불안감은 스스로를 강하게 단련시켰다. 미국 아이들과의 경쟁에서도 뒤지고 싶지 않았고 그렇다고 한국에 와서도 지고 싶지 않았다. 스스로를 주변인에서 주인공으로 만들어 가는 자기 훈련과 단련은 지금 할리우드 시장에서의 성공과 한국에서의 성공 두가지를 이룰 수 있게 만드는 원천이 됐다.

"제겐 거저 얻은 행운이라는 것이 없어요. 늘 남들보다 두배 이상 노력해야 하는 힘겨움이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쉽게 찾아오는 행운이 제게는 그저 꿈일 뿐이죠. 그걸 알기에 가만히 있으면 러닝머신에 그냥 서있을 때 뒤처지는 것처럼 되고 말죠. 그래서 계속 뛰어야 돼요. 그게 제가 살아가는 방식이죠. "

한국에서 인정받는 것이 결국 미국에서 인정받는 것

김윤진을 보고 자신감과 용기를 얻는 연기 지망생이 많다. 그들에게 김윤진은 야구로 말하면 박찬호다. 그저 꿈으로만 생각하던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박찬호가 섰을 때, 그리고 그 장면이 한국의 야구팬들에게 보여졌을 때 사람들은 꿈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느꼈다. 그리고 수많은 야구 꿈나무 들이 메이저리그를 꿈꾸며 용기 백배했다. 마침내 많은 후배들이 메이저리그 구장을 밟았다.

김윤진의 성공은 거저 얻은 행운이 아니라 박찬호가 그랬던 것처럼 땀의 결과다. 젊은 연기자들은 김윤진의 성공사례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있다. 감히 넘볼수 없는 초능력을 가진 김윤진이 아니라 인간 김윤진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고취했다.

김윤진은 말한다. "불가능은 없어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죠. 결국 할리우드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로 배우가 아니면 못살아 하는 분만 도전하세요. 진심으로 연기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답니다. "

김윤진은 한국에서의 활동을 포기할 수 없다. 곧 개봉하는 '세븐데이즈'에 천착해 여름내내 땀흘리며 촬영한 이유는 바로 그가 한국 영화계에 한발을 딛고 힘을 얻어 할리우드 활동에서 도약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뜻이 아니라 결국 연기라는 점에서는 하나라는 거죠. 제가 걷는 길이 지금은 힘들고 낯설더라도 앞으로 걸어갈 후배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래요."

'영화계 박찬호' 김윤진의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걸음이 중요하고 이를 격려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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