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연이어 보안에 꽂혔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가전 확대와 이를 연결한 스마트홈 서비스에 속도를 내면서 사용자 정보 유출 위험도 차단하기 위해 역량 강화에 힘을 싣는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사의 보안 솔루션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 삼성 녹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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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대표적인 보안 플랫폼은 ‘녹스’다. ‘녹스 매트릭스’와 ‘녹스 볼트’ 등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블록체인 기반의 녹스 매트릭스는 연결된 기기들을 상호 모니터링해 해킹 등 우려가 있는 장치를 분리하고 다른 기기들의 보안을 안전하게 유지한다. 녹스 볼트는 지문과 패스워드 등 사용자 개인 정보를 별도 저장하는 보안 시스템이다.
LG전자는 올해부터 ‘LG쉴드(LG Shield)’를 전면에 내세웠다. 소프트웨어(SW)의 모든 측면을 고려한 체계적인 프로세스와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정보 등 민감 정보를 암호화해 분리된 공간에 안전하게 저장하고 외부에서 작동 코드를 해킹하거나 변조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LG전자는 그 전부터 자체적인 보안 솔루션을 운영해왔으나, LG쉴드라고 이름을 붙이고 브랜드화한 건 올해 초 열린 가전·IT전시회 CES부터다.
|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4’에 참석해 LG쉴드를 비롯한 AI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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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가 보안 강화에 적극적인 건 가전에 AI가 접목되고 스마트홈 서비스로 이어지면서 사용자 정보 보안이 업계 핵심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AI 가전은 사용자의 가전 사용 환경과 개인정보를 수집해 이를 서비스 제공에 활용한다. 개인 정보 유출 위험도 덩달아 커진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AI 가전을 앞세워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가전은 삼성’이라는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AI 기능을 가전제품에 도입하고 있다. 음성비서 빅스비도 업그레이드하고 가전에 도입해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LG전자는 생성형 AI를 접목한 AI홈 허브 디바이스로 AI 가전을 연결하고 스마트홈 서비스 제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 모두 정보 보안 강화에 더 큰 역량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보안 강화는 한국 가전업체를 뒤쫓고 있는 중국 업체들과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산 로봇청소기가 국내 가정에 상당수 들어와 있는데, 보안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보안 컨퍼런스 ‘데프콘(Defcon)’에서는 중국산 로봇청소기 등의 마이크와 카메라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이 사용자의 경험에 맞춰 똑똑해지며 정보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며 “보안 역량이 향후 가전업계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