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연일 반성문을 제출하는 한편, 본격화된 재판에서도 박사방 회원 수를 낮춰 주장하거나 공모 여부를 전면 부인하는 등 전략적으로 양형을 다투고 나서는 모양새다.
5일 법원에 따르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은 지난달 29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직후인 이달 1일 반성문 2부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이현우)에 제출했다. 지난달 13일 재판부에 공소장이 접수된 이후 첫 반성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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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들은 이미 수십 부에 이르는 반성문을 연일 제출하고 있다.
아직 조주빈과 공범으로 추가 기소되지 않았지만, 별도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들도 각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다.
조주빈의 지시로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로 한모(27)씨의 경우 3월 9일 공소장이 접수된 이후 이달 4일까지 형사합의31부(재판장 조성필)에 무려 39부에 이르는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또 형사합의30부 심리로 별도 재판을 받고 있는 거제시청 전 공모원 천모(29)씨 역시 반성문 7부를 제출했다.
이중 강씨의 경우 분리·병합 전인 지난달 10일 공판에서 “이런 반성문은 안 내는 게 낫겠다”는 손 부장판사의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직후 4부의 반성문을 연이어 제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조주빈을 비롯해 박사방 일당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반성문을 쏟아내는 이유는 유죄가 확정적인 현 상황에서 형량을 줄여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성범죄 관련해 반성문을 감경 요소로 특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진지한 반성’ 등 정상참작을 통해 양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조주빈에 대한 재판 절차가 본격화된 가운데 전략적으로 양형을 다투고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첫 공판 준비기일에서 조주빈 측은 공소사실과 관련 강제추행, 강요, 유사성행위 및 강간 미수 혐의 등 일부 혐의를 부인하며, 직접적으로 성폭행에 가담했거나 강제력을 동원해 성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이 끝난 직후 취재진에게 “박사방 참여자도 26만명이 아니고 무료인 방은 많아야 1000명대, 유료인 방은 수십명대”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함께 재판에 선 강씨 역시 “스폰서 광고를 모집하는 글을 게재해 피해를 입게 한 결과에 대해 일정 역할을 한 셈이라 책임은 인정한다”면서도 “영상물 제작을 공모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이 조주빈과 공범들을 ‘유기적 결합체’라고 규정하고 범죄단체조직법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인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