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강자` 부영, 종합레저그룹으로 변신

삼성생명 사옥 등 3개월간 4곳 인수액 1조원 넘겨
풍부한 현금과 임대주택 위주의 탄탄한 수익 기반 갖춰
호텔, 리조트 등 영역 확장과 계열사 실적 하락세 등 불안 요인
  • 등록 2016-01-10 오후 12:21:27

    수정 2016-01-11 오전 9:26:34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삼성생명 사옥 전경. [사진: 삼성생명]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임대주택 강자인 부영이 부동산 종합레저그룹으로 거듭나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이 구조조정 등을 위해 부동산 자산을 내다파는 추세지만 부영은 삼성생명(032830) 본사 사옥과 골프장, 리조트, 호텔 등을 잇달아 사들이면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리한 사업 확장에 따른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고 있다.

석달새 1조원 이상 자산매입…여전히 현금풍부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부영과 삼성생명은 서울 중구 세종대로(옛 태평로) 사옥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격은 5000억원대 후반이며 오는 3분기 최종 계약이 완료된다.

부영 관계자는 “인수자금은 그룹 자체 자금으로 해결할 것”이라며 “아직 건물 활용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이전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실률을 얼마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부영은 지난해 10월부터 인천 송도 대우자동차판매 부지, 강원 태백 오투리조트, 경기 안성 마에스트로CC 등을 사들이며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다. 인수금액은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크고 작은 부동산을 연이어 사들이고 있지만 `재계의 숨은 강자`로 불리는 부영에 대해 대체로 큰 우려를 하지 않고 있다. 실제 부영의 총자산(2014년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은 10조6202억원이며 부채비율은 362%다. 1년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4조5210억원이며 이중근 회장의 개인 자산규모도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부영은 다른 그룹 오너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현금이 풍부한 회사”라며 “한때 잘 나갔던 우방, 청구, 건영 등과 같이 크게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 실적둔화…임대주택 분양전환도 변수

하지만 불안요인도 있다. 먼저 계열사 실적이 둔화세다. 부영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동광주택은 전년(2013년)과 비교해 당기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대화도시가스 역시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이 3분의 1 감소했다. 광영토건은 순이익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5분의 1로 줄었다.

부영은 동광주택과 광영토건 등 일부 계열사들의 배당과 차입을 통해 주택사업 등에 필요한 일부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부영주택은 동광주택과 광영토건에 각각 3120억원, 298억원을 빌렸다. 이 자금은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단기 차입금으로 모두 갚았다.

지난해에는 동광주택으로부터 580억원을 더 빌렸고 이 자금의 일부를 갚고 118억원이 남았다. 그만큼 알짜 계열사가 많다는 의미로 그룹에 대한 자금을 지원할 여력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처지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부영의 재무위험 계열사(2014년 기준)는 7개로 계열사의 절반을 차지한다. 부영이 2019년 이후까지 장기적으로 갚아야 하는 자금(장기 차입금)도 2조 7586억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성장에 밑바탕이 된 임대주택의 분양 전환 여부도 미지수다. 그동안 부영은 주택 임대료와 함께 임대주택의 분양 전환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2017년과 2018년 주택 과잉 공급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앞으로 지속적인 분양 전환을 장담할 수 없다. 부영은 전국 217개 사업장에 18만1000여가구의 임대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또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인 골프장과 리조트, 호텔사업은 임대주택사업과 비교해 수익성은 좋지만 위험이 커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기가 어렵다. 이에 대해 부영 관계자는 “우리를 바라보는 일부 우려는 기우(杞憂)”라고 일축하며 “사업 확장은 오래 전부터 계획된 것으로 우연히 타이밍이 겹쳤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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