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3자회담 응하겠다…朴 대통령 채동욱 사퇴 분명히 답해야”(상보)

"채동욱 몰아내기, 공개적이고 비겁한 국기문란"
  • 등록 2013-09-15 오후 2:37:22

    수정 2013-09-15 오후 2:37:22

[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15일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로 한때 불참 가능성이 거론됐던 박근혜 대통령,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의 ‘3자회담’에 대해 참석 여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3자회담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은 물론, 채 총장 사퇴도 주요 의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서울광장 앞 국민운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은 권력에 의한 검찰 길들이기를 결코 좌시하지 않으며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채 총장 사퇴로) 국기 문란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에 3자회담이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많지만 저는 3자회담에 응하겠다”며 “내일 회담의 주요 의제는 국정원 권력기관 정치개입의 폐해가 되어야 하며 검찰총장의 사퇴 문제 역시 (의제의) 연장 선상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 “채동욱 총장 사퇴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박 대통령이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채동욱 몰아내기는 진상규명 및 관계자 처벌을 피하기 위한 공개적이고 비겁한 국기 문란”이라고 말해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기자회견에서 김 대표는 채 총장의 사퇴 등 현 정치 상황에 대해 여권과 각을 분명히 하고 나서며 강한 비판을 연이어 쏟아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에는 밝고 정의로운 권력이 아니라 음습하고 무서운 권력, 공포정치가 음습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박근혜 정부가 눈에 가시처럼 여긴 검찰총장을 유신 시대에도 없었던 사상 초유의 방식으로 결국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70년대에는 ‘어둠의 줄자’가 있었다. 장발과 미니스커트를 줄자로 재면서 국민을 선량한 시민과 불량으로 구분했다. 국민에게 순종과 굴종을 요구했다”면서 “지금은 미움의 줄자가 등장해 권력이 마음에 안 들면 줄자를 들이대고 죄가 없다고 하면 이를 확증해 내라고 한다. 그래도 안되면 주홍글씨로 찍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채 총장의 사퇴 원인이 된 법무부의 감찰 지시를 황교안 장관이 독단으로 결정했다는 설명에 대해서도 “검찰총장을 사퇴시킨 반 법치주의적 행태는 대통령의 재가 없이는 있기 어려운 일”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증오의 바벨탑은 양심의 저항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가 청와대를 강하게 비판하긴 했지만 3자회담 참석을 재확인하면서 오는 16일 오후 3시로 예정된 3자회담은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회담 장소로는 국회 내 사랑재가 유력한 가운데 의제 선정 등을 놓고 여야간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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