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오토넷 합병 물거품 되나

합병 결의후 주가 급락…매수청구가와 42% 차이
청구규모 늘어 합병에 암초…주가부양 가능성도
  • 등록 2008-12-01 오전 11:09:31

    수정 2008-12-01 오후 1:49:21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의 합병 추진에 암초에 걸렸다. 합병 결정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예상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일 오전 10시50분 현재 현대모비스(012330)의 주가는 6만200원, 현대오토넷(042100)은 236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이 합병을 합표했던 지난 10월31일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7만4900원, 현대오토넷은 3660원이었다. 한달여만에 현대모비스 주가는 20%, 현대오토넷은 36% 가량 급락했다.

이처럼 급락한 주가는 합병반대 주식 매수청구가격을 크게 밑돌면서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의 합병 추진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을 회사에 팔 수 있는 가격은 현대모비스가 주당 8만3019원, 현대오토넷이 3360원이다.

만약 현재 주가로 계산할 경우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 주주들은 이들 회사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각각 38%, 42%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주주들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가 많아지면 사실상 합병 추진은 불가능해진다. 회사의 합병 비용이 그만큼 늘어나는데다 회사 스스로도 합병의 전제로 주식매수청구 규모를 이미 제한해 놓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은 지난 10월말 합병을 발표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규모의 합계가 3000억원을 넘을 경우 양사가 협의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놓았다.

현대오토넷 주주들의 반대가 없더라도 청구금액 3000억원은 현대모비스 주식으로 치면 361만주(3000억원/청구가 8만3109원) 규모다. 이는 현대모비스 발행주식 8747만주(보통주)의 4.13%에 불과하다. 4%가 조금 넘는 주주들이 반대해도 합병을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는 셈.

따라서 반대의사 표시 규모에 따라 회사 스스로 합병 결의를 취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모비스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의 현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과의 차이가 매우 크다"며 "만약 주가가 급격히 회복되지 않는다면 1조원 이상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도 가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주가 수준이 유지된다면 합병 추진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합병 성사를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이 적극적인 주가 부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 주주들은 지난달 20일부터 합병승인 주주총회 전날인 이달 16일까지 반대의사를 표시한 뒤 18일부터 내년 1월6일 20일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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