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통합당이야 그렇다쳐도 홍남기 비난은 당황" 발끈 (전문)

  • 등록 2020-09-01 오전 8:19:45

    수정 2020-09-01 오전 8:35:4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발언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발끈하고 나섰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으로부터 최근 이 지사의 언론 인터뷰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임 의원은 “(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1인당 30만 원씩) 50번이면 750조 원이다. 100번이면 1500백조 원인데, 이렇게 줘도 상관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이 지사의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홍 부총리는 “그것은 책임 없는 발언이다”라고 답했다. 또 임 의원이 “그렇죠? 아주 철없는 얘기죠?”라고 하자, 홍 부총리는 “예,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자칫 잘못하면 국민에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는 발언이다”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인 최인호 의원도 선별 지원이 바람직하다고 밝히자 동감을 나타내며 전 국민 지원을 주장한 이 지사와 결을 달리 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곧장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존경하는 홍 부총리님께서 ‘철없는 얘기’라고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며 가시 돋친 반응을 나타냈다.

이 지사는 이날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여력 강조했더니 철없는 얘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신이 지난달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발언을 되새겼다.

그는 당시 방송에서 “우리가 재정건전성 걱정을 자꾸 하지 않는가? ‘한 번 더 주면 재정에 문제가 있다, 나눠서 일부만 주자’ 이런 말씀하시는데. 제가 단언하는데 30만 원 정도 지급하는걸 50번 100번 해도 서구 선진국의 국가부채비율에 도달하지 않는다. (중략) 50번 100번 지급해도 국가부채비율이 100%를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재정건전성 때문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 못하는 건 아니라며 지급 여력이 충분함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발언을 비틀어 제가 ‘재난지원금을 100번 지급하자’거나 ‘100번 지급해도 재정건전성이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왜곡했다”며 “100번을 지급해도 서구선진국 국채비율 110%에 도달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 재정건전성이 좋으니 한번 추가지급할 재정 여력은 충분함을 강조한 발언임을 정말로 이해 못한 걸까?”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 지사는 “서구선진국도 코로나 위기 타개를 위해 10%~30% 국가부채비율을 늘리며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을 펴고 있다. 그런데 국가부채비율이 불과 40%대인 우리나라가, 그것도 전 국민 30만 원씩 지급해도 겨우 0.8% 늘어나는 국가부채비율이 무서워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 못한다는 주장이 이해가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사건건 정부 정책 발목 잡고 문재인 정부 실패만 바라며 침소봉대 사실왜곡 일삼는 통합당이야 그렇다 쳐도 정부 책임자인 홍 부총리님께서 국정 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 인터뷰를 확인도 안 한 채 ‘철이 없다’는 통합당 주장에 동조하며 책임 없는 발언이라 비난하신 건 당황스럽다”며 “설마 사실을 알면서도 왜곡과 비난에 동조했을 거라곤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이 지사는 또 “국가부채 증가를 감수하며 국민 1인당 100만 원 이상을 지급한 여러 외국과 달리 국민 1인당 겨우 20여만 원을 지급한 우리나라는 2차 재난지원금은 물론 3차 4차 지급도 피할 수 없다”며 “경제생태계 기초단위인 초원이 가뭄을 넘어 불길로 뿌리까지 타서 사막화되면 그 몇 배의 비용을 치러도 복구는 쉽지 않다. 심폐소생술 아끼다 죽은 다음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재정건전성 걱정에 시간만 허비하다 ‘경제회생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대한민국 국민 1/4이 넘는 1370만 경기도민의 위임을 받은 도정책임자로서 도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부정책에 의견 정도는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존경하는 홍 부총리님께서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홍남기 부총리 발언에 대한 이재명 지사의 SNS 글 전문이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여력 강조했더니 철없는 얘기?>

오늘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회 예결특위에서 재난지원금 추가지급 필요성과 재정여력을 강조한 제 인터뷰 발언을 거론하며 철없는 얘기라고 폄하하자 홍남기 경제부총리님께서 ‘그렇다’며 맞장구 치시고 급기야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비난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난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가 재정건전성 걱정을 자꾸 하지 않습니까? ‘한 번 더 주면 재정에 문제가 있다, 나눠서 일부만 주자’ 이런 말씀하시는데요. 제가 단언하는데 30만 원 정도 지급하는걸 50번 100번 해도 서구 선진국의 국가부채비율에 도달하지 않습니다. (중략) 50번 100번 지급해도 국가부채비율이 100%를 넘지 않는다”

즉 재정건전성 때문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 못하는 건 아니라며 지급 여력이 충분함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발언을 비틀어 제가 ‘재난지원금을 100번 지급하자’거나 ‘100번 지급해도 재정건전성이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왜곡하였습니다.

100번을 지급해도 서구선진국 국채비율 110%에 도달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 재정건전성이 좋으니 한번 추가지급할 재정 여력은 충분함을 강조한 발언임을 정말로 이해못한 걸까요?

서구선진국도 코로나 위기 타개를 위해 10%~30% 국가부채비율을 늘리며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부채비율이 불과 40%대인 우리나라가, 그것도 전 국민 30만 원씩 지급해도 겨우 0.8% 늘어나는 국가부채비율이 무서워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 못한다는 주장이 이해가 안됩니다.

사사건건 정부정책 발목 잡고 문재인 정부 실패만 바라며 침소봉대 사실왜곡 일삼는 통합당이야 그렇다 쳐도 정부책임자인 홍남기 부총리님께서 국정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인터뷰를 확인도 안 한 채 ‘철이 없다’는 통합당 주장에 동조하며 책임 없는 발언이라 비난하신 건 당황스럽습니다. 설마 사실을 알면서도 왜곡과 비난에 동조했을 거라곤 생각지 않습니다.

마침 오늘이 1차 재난지원금 사용 마감일입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침체와 소비둔화를 1차 재난지원금으로 간신히 방어했지만, 이제 그 효과가 떨어지고 더 춥고 매서운 겨울이 시작됐습니다. 이대로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는 꽁꽁 얼어붙을 수밖에 없고 이미 진작부터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국가부채 증가를 감수하며 국민 1인당 100만 원 이상을 지급한 여러 외국과 달리 국민 1인당 겨우 20여만 원을 지급한 우리나라는 2차 재난지원금은 물론 3차 4차 지급도 피할 수 없습니다.

경제생태계 기초단위인 초원이 가뭄을 넘어 불길로 뿌리까지 타서 사막화되면 그 몇 배의 비용을 치러도 복구는 쉽지 않습니다. 심폐소생술 아끼다 죽은 다음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재정건전성 걱정에 시간만 허비하다 ‘경제회생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1/4이 넘는 1370만 경기도민의 위임을 받은 도정책임자로서 도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부정책에 의견 정도는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존경하는 홍남기 부총리님께서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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