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中國人 떠난 제주 관광, 韓손님 `구세주` (르포)

중국 단체 관광 끊기면서 7월 들어 中 관광객 감소율 90% 이상
한국 관광객 증가하며 숙박업소 메르스 여파 '지우는 중'
  • 등록 2015-07-17 오전 9:33:23

    수정 2015-07-17 오전 9:54:35

[제주도=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여파가 진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제주도는 ‘딴 세상’ 얘기다. 단체로 오던 중국 관광객 수가 이달들어 90% 이상 격감하면서 제주도내 단체관광업계가 깊은 시름에 잠겼기 때문이다.

대신 내국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늘면서 그동안 한국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했던 숙박업소, 관광지는 호황을 맞고 있다. 이달 들어 제주도에 입도한 국내 관광객 수는 지난해 수준을 넘었다. 한국내 ‘작은 중국’으로까지 불렸던 제주도가 메르스 사태 이후 다시금 국내인들을 위한 최대 관광지가 된 셈이다.

태풍 찬홈이 지나간 15일 제주도 대표 중국인 쇼핑 거리 바오웬 거리는 한산했다. 바오젠 거리는 메르스 사태가 일어나기 전 5월 중순까지만해도 수백에서 수천명의 중국 단체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곳이다. 서울 명동의 일부 점포처럼 한국인은 홀대를 받는 중국인 전용 화장품 숍이 즐비한 거리이기도 하다.

중국인 단체 관광이 끊긴 뒤 텅 빈 바오젠 거리
화장품, 인삼 등 한국 물품을 판다는 한 중국인 전용 점포에 갔을 때 중국인 점원 두 명이 가게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이런 점포의 점주는 대부분 중국인으로 중국 단체 관광객을 중국 본토에서부터 ‘싹쓸이’했다. 그러다보니 지역경제에 도움될 게 없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평소 중국 관광객 맞기에 부산했던 이들 직원은 한국인 손님의 등장에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한 남자 직원은 서툰 한국말로 자신들이 파는 상품을 설명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중국인 상점. 바오젠 거리에서 중국 단체 관광객을 맞던 이곳은 손님이 전혀 없었다.
바오젠 거리에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숍도 사정은 비슷했다. “요새 손님이 없어 힘들겠다”라는 질문에 한국인 점원은 “예전 매출의 10분의 1도 안나온다”고 대답했다. 그는 “가끔 1~2명씩 개인적으로 관광을 오는 중국 관광객이 있지만 단체 관광은 끊긴지 좀 된다”고 말했다.

평일·주말 가리지 않고 중국 단체관광 버스로 가득 찼던 성산봉 일출봉 주차장도 텅 비었다. 중국 관광객을 실은 버스는 16일 오전 9시 기준 딱 3대였다.

평소 수십대의 관광버스가 들어찼던 성산일출봉 주차장. 중국 단체 관광 버스는 단 3대에 불과했다.
근처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조화란(32) 씨는 “성산 일출봉은 올봄까지만해도 중국어밖에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며 “그런데 지난달부터 한꺼번에 사라져 신기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메르스로 중국 관광객 수가 줄었다는 얘기를 들었는지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며 “평일도 예약이 꽉 찼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인 대상 숙박업소는 메르스 충격을 벗어나고 있다. 한국인 이용이 많은 제주공항 렌터카하우스도 차를 빌리려는 한국 관광객이 몰려들어 북새통이다.

제주지역 방송사인 KCTV 보도국 관계자는 “제주도내 메르스 여파가 8월까지는 갈줄 알았다”며 “지금은 완연한 회복세”라고 말했다. KCTV는 7~8월 두달간 제주지역 숙박·관광 업소를 대상으로 케이블방송 수신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지역민과 고통분담을 하기 위해 평소 수신료의 절반만 받기로 한 것이다.

중국 관광객의 빈 자리를 한국 관광객이 채우고 있다는 점은 제주도 입도 통계로도 드러났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제주도에 들어온 중국 관광객 수(14만2794명)은 전년동기(28만9729명) 대비 50.7% 감소했다.

7월들어 감소세는 더 커졌다. 7월 1일 제주도에 입도한 중국 관광객 수는 2753명으로 전년(8739명) 대비 68.5% 격감했다. 3일부터 감소율(전년동기대비)은 90%를 넘었다. 지난 11일은 97.5% 감소폭을 기록했다.

대신 내국인 관광객 수 증가 폭은 지난 6월 전년동기 대비 3.6%였지만 7월 들어 10%대를 넘어섰다. 지난 15일 기준 내국인 입도 수는 3만1818명으로 전년 동기(2만602명) 대비 54.4% 늘었다. 제주도민 등 관광 이외의 목적으로 입도하는 내국인을 제외하면 제주도내 한국인 관광객 수 증가율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 입도자 현황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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