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수사장 쓴소리.."KT 보고서, 두번 놀란다더라"

"실패 두려워 마라..실행력이 중요"
  • 등록 2008-02-26 오전 10:22:37

    수정 2008-02-26 오전 10:22:37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실패를 두려워 마라. 실패도 성공만큼 값진 것일 수 있다. 타성에 젖어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라."

민영화 이후 최초로 KT(030200) 사장을 연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남중수 사장이 직원들의 변화를 채근하고 있어 주목된다.

남 사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다른 회사 직원들은 KT 보고서를 보면 종종 두번 놀란다고 한다"며 "화려하고 멋진 보고서에 한 번 놀라고, 훌륭한 보고서 내용이 실행되지 않는 것에 또한번 놀란다고 한다"며 외부시각을 전했다.

공기업 문화를 많이 씻은 듯 보이지만 알맹이는 여전히 고쳐지고 있지 않음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남 사장은 민영화 3기를 앞두고 형식주의와 무사안일주의에 대한 경고수위를 조금씩 높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는 것"을 비판하며 "실패를 두려워 마라"고 했고 이달에는 "실행력과는 거리가 먼 보고서만 가지고 직원들을 평가하는 상사, 그런 상사에게 맞추기 위해 말뿐인 보고서를 꾸미고 분량을 늘리는 것에만 온 힘을 쏟는 직원"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남 사장이 도전과 실천을 강조하는 것은 타성에 젖은 조직문화로는 지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KT는 초고속인터넷 성장둔화와 유선전화 매출 감소 등으로 몇년간 매출이 11조원대에 정체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메가TV, 와이브로, 인터넷전화 등 신사업을 적극 육성해 매출 12조원을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 사장이 내세운 전략 하나가 '창조적 실행'이다. 실패가 두려워 머뭇거리거나 혁신활동을 게을리하는 일을 용납지 않겠다는 것. 남 사장은 신사업에 도전하다 실패한 임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실패상(賞)'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결과 여부를 떠나 도전하고 실행하는 사람에게 높은 점수를 주겠다는 의도다.

남 사장은 발명가 에디슨의 예를 들며 "그가 천재적 발명왕이 된 것은 자신의 상상을 실행에 옮겨 현실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부러워해야 할 것은 에디슨의 천재적 영감이 아니라 바로 이 실행력"이라고 강조했다. 남 사장의 이런 전략이 KT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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