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사료첨가제 전쟁 끝.."CJ 물량공세 통했다"

가격 반토막 나도, 적자보면 생산물량 더 늘려
중국 경제업체 손들고 감산..가격 다시 오르자 CJ만 흑자전환
"라이신 가격 올해 더 올라..CJ제일제당 독주 지속"
  • 등록 2015-01-14 오전 9:14:37

    수정 2015-01-14 오후 6:41:36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한국과 중국 간에 벌어졌던 가축 사료첨가제 전쟁이 사실상 끝났다. 극심한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자 중국 업체들은 감산에 돌입하며 두 손을 들었지만, CJ는 오히려 생산량을 더 늘리는 역발상 전략으로 맞섰다.

중국 업체들이 시장에서 도태되기 시작하자 사료첨가제 가격은 다시 올라갔다. 힘든 시기를 견뎌낸 CJ제일제당은 국제 사료첨가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세계 1위 업체가 됐다. 중국 경쟁업체의 추격을 물리친 CJ제일제당의 독주가 예상된다.

한때 CJ제일제당(097950)의 바이오 사업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CJ제일제당은 사람에게 비타민이 필요한 것처럼, 가축에게 꼭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을 만들어 매년 2천억원 이상 이익을 남겼다. 시장은 갈수록 커졌다. CJ제일제당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바이오 사업부가 차지할 정도로 효자 사업이었다.

하자만 지난 1년은 악몽같은 시간이다. 중국 라이신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지난해 중국 내 라이신 생산량은 연간 180만톤으로 중국 전체 수요(85만톤)의 2배가 넘을 정도로 심각한 공급과잉에 빠져들었다. 중국은 세계 라이신 시장(234만톤)의 37%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톤당 1900달러이던 중국 내 라이신 가격은 작년 2분기에 980달러까지 반토막이 났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2013년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내리막을 걸었다.

CJ제일제당의 가축용 사료첨가제 ‘라이신’
라이신을 생산할수록 적자가 나자 중국 업체들은 절반 이상이 가동을 멈췄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오히려 생산량을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중국 공장 가동을 멈추지 않았고, 지난해 6월에는 3억달러를 투자해 연간 10만톤 규모의 라이신을 생산할 수 있는 미국 공장을 추가로 열었다.

결국 중국 업체들의 퇴장으로 라이신 가격은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라이신 가격은 톤당 1340달러를 회복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 영업이익도 3분기에 104억원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 중국 내 라이신 가격은 톤당 1463달러로 3분기보다 9.2% 더 올랐지만, 중국 업체들은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생산량을 줄이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만들수록 이익이다. 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이다.

김에리카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J제일제당의 수율이 높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중국 업체들은 여전히 이익을 내지 못해 생산할수록 적자지만, CJ제일제당는 흑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라이신 가격이 톤당 1600달러, 내년에는 1800달러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시장을 장악한 CJ제일제당이 사료첨가제 시장을 독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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