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브랜드 경영, 전세계서 인정받았다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전세계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기아자동차(000270)는 올해 처음으로 세계 100대 브랜드에 선정돼 우리나라 기업 중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3번째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005380)는 자동차 부문 7위로 유럽 자동차브랜드인 아우디를 제쳤다.

2일 세계적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12 세계 100대 브랜드’에 따르면 기아차는 전년대비 50% 상승한 40억8900만달러(약 4조6000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 87위에 올랐다.

기아차는 지난 2007년 브랜드 가치가 11억달러 수준에 불과했지만, 최근 들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5년만에 약 273%에 달하는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이같은 성과는 다른 경쟁 자동차 브랜드들의 약진 속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달성한 것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100대 브랜드에 포진한 13개 자동차 브랜드의 평균 성장률은 11.2%를 나타냈고, 폭스바겐은 18%, 아우디는 17%의 성장률을 각각 기록했다.

현대차도 75억달러(약 8조2000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8계단 상승한 53위에 올랐다. 2005년 35억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평가받으며 국내 자동차 업체 최초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처음 진입한 이래 올해까지 115%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기아차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는 그동안 추진해온 품질경영과 디자인 경영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05년 신년사를 통해 브랜드 경영을 선포했다.

기아차는 체계적인 브랜드 인지도 강화와 이미지 제고를 위해 ‘The Power to Surprise(세상을 놀라게 하는 힘)’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설정하고, 제품개발, 광고, 영업·서비스 등의 혁신을 추진해 왔다. 기아차의 브랜드 가치 증가는 판매 증대로 이어져 지난해 경기침체에도 불구, 국내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대비 19.2% 증가한 총 253만9403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 슬로건인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의 발표로 브랜드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세계 100대 브랜드 선정은 글로벌 경제위기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높아진 브랜드 위상을 반영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마케팅 활동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더욱 뛰어난 상품력과 고객 만족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브랜드는 매년 전세계 주요 브랜드의 자산 평가를 실시, ’글로벌 100대 브랜드‘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2010년 업계 최초로 ISO 10668 인증을 획득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는 재무상황과 마케팅 측면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각 브랜드가 창출할 미래 기대수익의 현재가치를 평가 반영해 선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