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그룹 첫 합작사업 성공할까

배터리-자동차기술 시너지 기대
모비스, 원천기술 획득 뒤 독자사업 가능성도
  • 등록 2009-08-28 오전 10:36:41

    수정 2009-08-28 오후 4:12:26

[이데일리 김종수기자] 현대모비스와 LG화학간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합의는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와 전지업체간 결합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두 회사는 오는 31일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동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모비스(012330)는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하이브리드차용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관련 원천기술도 습득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051910)도 세계 4위이자 국내 1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라는 확실한 장기 수요처를 확보하게 됐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28일 "정몽구 회장이 이번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 상당한 관심을 갖고 수시로 보고를 받아왔다"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앞으로 본계약 체결과 합작사 운영과정에서 양사간 풀어야 할 숙제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 `하이브리드차 핵심` 배터리값 낮아지나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아반떼와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 차량을 잇따라 선보였다. 또 내년에는 쏘나타와 로체를 기반으로 한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로써 국내 자동차시장에 친환경차 시대가 본격 개막됐지만, 핵심부품인 배터리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꾸준하게 제기되어 왔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경우 배터리 소비자가격이 120만원을 웃돌면서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차의 구입을 꺼리는 주요 이유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양사간 결합은 제품 및 가격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미국 GM의 SUV 전기차 배터리 단독공급업체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 수준의 전지기술을 확보한 LG화학과 10여년간 현대·기아차 부품을 개발해 온 현대모비스의 자동차 관련 기술이 어떤 시너지를 낼 지 벌써부터 업계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최강자의 동거` 지속될까

이번 양사간 제휴는 현대모비스측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최근까지 김동진 현대모비스 부회장이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을 직접 만나 협상을 벌인 결과 이번 사업이 결실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양해각서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한두달 협상을 진행한 뒤 본계약이 체결될 시점에 구체적인 내용들이 확정될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간 본계약 체결시까지 넘어야 할 난제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누가 합작사의 지분을 50% 이상 가져갈지 결정해야 하는데, 이는 향후 사업 주도권 측면에서 민감한 문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모비스가 50% 이상의 지분을 차지할 경우 LG화학 입장에서는 자칫 원천기술만 빼앗기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합작사가 공식 출범하더라도 장기간 합작관계가 안정적으로 지속될지도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작사가 설립된 뒤 상당기간은 현대모비스와 LG화학간 상호공생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양사간 이해관계가 첨예해질 경우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도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하이브리드차의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큰 관심을 표명해왔다"며 "LG화학으로부터 원천기술을 습득한 뒤에는 독자적인 생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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