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놀아도 즐겁다! 방콕 완전 정복(VOD)

무협지 시리즈 독파로 부족하다면
한나절 걸리는 고난이도 퀴즈 풀기
그래도 심심하다면… 온 가족 목도리 뜨기 도전!
  • 등록 2007-09-20 오전 11:36:00

    수정 2007-09-20 오전 11:36:00


 
[조선일보 제공] ::: 방콕 음식

방콕을 포기하게 만드는 가장 큰 난관이 음식이다. 인간이 되겠다고 동굴에 들어간 호랑이가 결국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온 건, 석달 열흘 동안 오로지 쑥과 마늘만 먹어야 했기 때문 아니던가.

카투니스트 신예희씨는 자칭 ‘방콕 음식 전문가’다. 혼자 오래 작업실에 틀어박혀 일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방콕에는 도가 텄다는 신씨는 “짠맛, 단맛, 매운맛, 국물의 네 박자를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맛 없는 음식을 먹는 것보다, 똑같은 음식을 매일 매 끼니 먹는 것이 더욱 힘들어요. 질리면 방에서 나가고 싶은 욕구가 생겨요. 짠 음식과 매운 음식, 단 음식, 국물이 있는 음식을 돌아가면서 먹으며 조화를 맞춰줘야 합니다. 그래야 질리지 않아요. ‘무한회전’의 개념이랄까.”

신예희씨가 말하는 무한회전과 조화란 쉽게 설명하자면 이런 것이다. 먼저 짭짤한 음식, 밥이 될만한 음식을 먹는다. 시간이 지나 출출해질 즈음 달착지근한 음식을 먹어준다. 다시 식사할 때가 되면 매운 음식을 먹고, 또다시 배가 고플 때 국물이 있는 음식을 섭취한다.

신예희씨는 짭잘하면서 밥이 될만한 음식으로 김밥<상단 사진>을 추천했다. 삼각김밥도 훌륭하다. 달착지근한 음식으론 과일이 좋다. 신씨는 “포크나 칼같은 도구가 필요 없고, 껍질 벗기기 쉽고, 섬유질이 많아 변비 걱정도 없는 바나나<우측 사진>가 방콕용으로 알맞다”고 말했다. 매운 음식으로는 떡볶이도 좋지만, 식으면 퉁퉁 불어 맛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불닭이나 양념치킨이 낫다. 국물 음식으론 역시 라면이 가장 이상적이다.

식량은 미리 비축한다. ‘정 먹을 게 없으면 배달시키지, 뭐’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간 주리기 십상이다.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추석 연휴 특히 당일 대부분 식당은 배달은 고사하고 문마저 닫는다. 연휴가 시작하기 사흘 전에는 장을 봐둔다. 그 이후로는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많다.
 

::: 방콕 헬스

방콕생활에 심취하다보면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게 마련이다. 똑바로 서서 살도록 설계된 인체를 90도 돌린 상태에서 생활하다 보면 특히 허리에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단법인 한국사회체육진흥회 부설 건강관리실(웰빙테라피센터) 김기우(31) 실장은 “엎드릴 거면 차라리 누우라”고 조언했다. “눕는 자세가 엎드린 자세보다 허리에 훨씬 부담이 덜하거든요.”

흔히 ‘모로 눕는다’고 표현하는 옆으로 누운 자세도 괜찮다. 김 실장은 “태아가 엄마 뱃속에서 바로 이 자세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다리를 배쪽으로 잡아당겨 90도 정도 각도로 구부려주면 더 이상적이다. 단 베개를 높게 괸다. 목과 척추가 일직선이 되도록, 최소 어깨 높이는 돼야 목 디스크 위험에서 안전하다.

오래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는 행동은 자제한다. 온몸의 근육이 이완된 상태에서 허리에 강한 충격을 줄 수 있다. 안전한 기상 자세는 ①두 다리를 모아 45도 각도로 구부리고 ②왼쪽이나 오른쪽으로 90도 가량, 또는 바닥에 닿도록 틀어준 다음 ③다리를 튼 쪽 팔로 바닥을 지지하면서 ④팔로 천천히 밀어올리듯 상체를 일으킨다.

앉아있을 때는 무릎 꿇은 자세가 좋다. 김 실장은 “무릎을 꿇으면 이상적인 척추 각도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얕은 베개 또는 타월을 말아서 발목 앞부분을 받치면 훨씬 편하다.

누워 지내는 틈틈히 척추 운동을 하면 더욱 좋다. 김 실장은 “①무릎 꿇은 자세에서 ②팔을 쭉 뻗어 머리 양옆에 닿도록 한 뒤 ③허리를 앞으로 완전히 구부려 ④손바닥을 바닥에 붙여 가능한 오래 유지하는 운동<사진>이 척추 건강에 아주 좋다”고 권했다. 이것도 귀찮다면 누운 자세 그대로 ①다리를 45도 각도로 위로 구부리고 ②오른쪽이나 왼쪽으로 틀어주는 동작을 반복한다.





방콕 완전 정복-헬스


::: 방콕 뜨게질

지난해 연말을 상상해 보자. 허겁지겁 할인 마트를 누빈 후 무성의한 선물을 살포하진 않았는지. 기나긴 추석 연휴, 방 한 켠에 뜨개질 공방을 만들어놓고 목도리 서너 개를 드르륵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의외의 선물에 기분 좋게 허를 찔린 가족들, “방에 처박혀 컵라면이나 먹는 ‘폐인’인 줄 알았더니, 이런 기특한 짓을 하고 있었구나”며 칭찬을 쏟아낼 것이다.

국손뜨개협회(www.khka.org) 손영예 회장에게서 초보 중의 초보가 도전할만한 목도리 만드는 법을 배워본다. 손 회장은 “목도리는 보통 겉뜨기와 안뜨기를 번갈아가며 만들지만 겉뜨기만 계속해도 독특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사이즈는 가로 25㎝, 세로 180㎝, 털실과 바늘은 인터넷 사이트 ‘바늘이야기(www.banul.co.kr)’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1. 기본코 만들기 준비물: 목도리 한개당 손뜨개용 털실(14ply), 약 네 타래, 대바늘 8mm짜리 2개
1) 실을 대바늘에 건다. 얇은 쪽 실은 항상 엄지손가락 쪽에 두며 적어도 만들 치수의 세 배(목도리의 경우 가로 25cm의 세 배인 75cm)가 필요하다.
2) 화살표대로 처음에는 a를 통과한다.
3) b, c의 순서대로 바늘을 차례대로 통과시킨다.
4) 엄지손가락에서 실을 뺀다.
5)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화살표 방향으로 실을 걸어 꽉 잡아당긴다.
6) 2)~5)를 반복, 30코볼을 만든다. 더 넓은 목도리를 만들고 싶으면 코를 늘리면 된다.
 

 
2. 겉뜨기로 360단을 뜬다.
첫코는 뜨지 않고 그냥 옮긴다. 단은 두 번째 코부터 뜨기 시작한다.
1) 화살표 방향으로 바늘을 넣는다.
2) 실을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감아 화살표 방향으로 빼낸다.
3) 1코가 완성된 모습. 계속 뜬다.


 
3. 마지막 단을 코막음해서 완성해준다.
1) a코를 오른쪽 바늘에 옮긴 후 b의코를 겉뜨기로 뜨고 왼쪽 바늘로 a의 코를 b의 코에 덮어 씌운다.
2) 한 코를 덮어씌운 모습.
3) 한 코씩 뜨면서 덮어씌우기를 반복한다.


::: 방콕 대본소
 


여러 폐인들이 추천해준 만화 리스트는 어렵다. 먼저 불멸의 고전 'H2'. 아다치 미츠루가 그려낸 고교급 투수와 천재 타자의 우정. 첫 사랑의 설렘이 '스펙터클 로맨틱 코미디 액션 판타지'가 되어 독자의 가슴을 강타한다. 이와이키 히토시의 '기생수'는 고전 중의 고전. 고등학생 신이치의 몸에 한 외계 생명체가 침투해가 인간을 술주로 삼고 살아가는 내용이다. '애니북스' 편집팀에서 근무하는 천강원(37)차장이 "이 만화야말로 인간 실존의 핵심을 예리하게 파헤친 작품"이라며 거품을 물고 추천했다.

사사키 노리코의 '헤븐'도 재밌다. 레스토랑의 기 센 여주인과 소심한 남자 종업원들이 벌이는 해프닝을 담았다. 카미오 요코의 '꽃보다 남자'에 열광했던 만화 팬이라면 '캣 스트릿'을 잡을 것. 마모라 코다의 '교도관 나오키'는 신참 교도관 나오키와 사형수 마츠루의 금지된 우정을 그린 문제작이다.

야마구치 타키유키의 '시구루이'는 인상적인 잔혹묘사로 이름난 작품. 외팔검객과 맹인검객 같은 이들이 바람을 가르며 칼날을 휘두를 때. 한 점 고깃덩이로 쓰러지는 사람의 모습을 처절할 정도로 상세하게 그려냈다. 문제는 소개된 만화 중 일부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완결되지 않았다고 재밌는 작품을 피한다면 아직 진정한 만화폐인이 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하니 알아서들 하시라.

1만6000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무협지 애호가 까페 '곽정과 양과'(cafe.daum.net/kim0)를 운영하는 이정범씨는 추석연휴를 뽀개줄 무협지 몇권을 추천했다. 김용 선생의 '사조영웅전'과 '신조협려', 고룡 선생의 '절대 쌍교'와 '다정검객무정검', 와룡 선생의 '옥차맹', 좌백 선생의 '혈기린외전', 이재일 선생의 '쟁선계', 임준욱 선생의 '촌검무인'과 장경 선생의 '암왕', 용대운 선생의 '군림천하'는 무림에 입성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하는 작품. 이정범씨는 "열심히 읽다보면 어느 순간 등봉조극(登峰造極: 무림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경지, 이 경지에 이르면 겉으로믄 전혀 무공을 익히지 않은 사람처럼 보인다)의 경지에 이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종일 만화를 봐도 힘들지 않는 자세를 하나 추천한다. 무릎과 팔 사이에 쿠션을 끼울 것. 쿠션이 크고 푹신할수록 편하다. 혹시 지치면 쿠션을 다리 사이에 끼우고 목에도 쿠셔 하나 두고 옆으로 누워 만화책을 넘길 것. 정 지치면 라면을 하나 끓여먹자. 다시 방콕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에너지와 마음의 평정을 얻는다.


::: 방콕 미용실

“세수 안 하면 끝장입니다. 아무리 귀찮아도 얼굴은 씻고 방콕하세요.” 아모레퍼시픽 홍보팀의 김태연씨는 이렇게 협박했다. 그렇다고 움직일 우리가 아니다. 강력한 ‘귀차니스트’들을 위해 김태연씨는 한숨을 쉬며 ‘플라이트 키트’라는 것을 추천해줬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 할 때, 얼굴을 물 대신 닦을 수 있도록 화장수 티슈와 에센스를 함께 끼워 파는 제품들이다. 집에서 ‘방콕’ 간다고 생각하고, 기내에서처럼 티슈로 얼굴 닦고 에센스를 발라주라는 말이다. 물론 이런 것을 그냥 사는 것보다 세수하는 게 더 싸게 먹힌다.

자는 건 당연히 미용에 좋다. ‘슬리핑 팩’이라는 이름으로 된 화장품을 발라주면 방콕하면서 ‘관리’도 가능. 나중에 씻어낼 필요가 없어 편하다. 머리를 감지 않으면, 얼굴에 피부 트러블이 생기기 쉽다는 전문가들의 경고! 그래도 감기 싫다면, 기름기 낀 머리칼을 샤워캡이나 머리밴드로 잘 감싸서 얼굴에 닿지 않도록 할 것. 방콕을 오래 하면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피부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귀찮지만 가끔씩 손가락만 좀 까닥까닥 움직여 얼굴을 지압해 주자. 손바닥으로 턱 중앙에서부터 귀까지 힘을 줘서 쓸어 올리고, 이마도 손바닥으로 감싸듯 쓸어줄 것. 고개를 약간 들고 양 손 엄지손가락으로 턱에서 안으로 쏙 들어간 부분을 지긋이 눌러주면 좋다.

방콕족에서 ‘인간’으로 환생하는 그 날에 대비하고 싶다면, 곰이 쑥과 마늘을 먹는 기분으로 가끔씩 멀티비타민 제품 같은 것을 먹어줄 것. 변비에 걸려서 피부가 더 나빠지는 것을 막아준다.


::: 방콕 퍼즐방

연휴를 맞아 칩거중인 '나의 방'을 지적 유희의 도가니로 몰아 넣을 복잡하고 어렵고 경악스런  없을까. '스도쿠'가 시시하게 느껴지는 퍼즐 마니아라면 '가쿠로'에 도전해보자. '가쿠로'는 더한다는 뜻의 '加'와 '크로스워드 퍼즐(낱말 맞추기)'의 '크로'를 더한 일본식 합성어이다. 숫자 1~9를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스도쿠와 비슷하지만 숫자를 더한 조합까지 맞아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는 훨씬 높다. 가쿠로 한 게임을 끝내려면 세 시간은 기본. 조금 어려움 버전의 게임이라면 대여섯 시간도 후딱 간다. 가쿠로 닷컴(www.kakuro.com), 가쿠로닷넷(www.kakuro.net)등 온라인으로 가쿠로를 즐길 수 있는 사이트도 많지만, '방콕작전'에는 뭐니뭐니 해도 뒹굴기 자세가 제격이므로 사이트에서 가쿠로를 미리 문제를 프린트 한 후 손으로 풀어보자. '가쿠로(황금나침반)', '손호성의 가쿠로(황금나침반)', '마법의 숫자퍼즐 가쿠로(우듬지)'등 가쿠로로 꽉 찬 책도 있다. 이 게임, 중독성이 장난 아니니 첫 장을 펼치기 전에 숨을 고를 것. 수도 없이 숫자를 지워야 하므로 연필과 지우개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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