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코스피 지수가 밸류에이션 부담에 직면, 당분간 더 상승하긴 어렵단 전망이 나왔다.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 대비 상대 우위를 점하는 장세가 이어지리란 예상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보고서에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를 상회하며 밸류에이션 부담에 직면했다”며 “대형주 기업이익과 밀접한 수출 증가율은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밸류에이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어 상승 레벨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갈등이 재차 부각된 것도 부담이다. 노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 부과를 언급하기도 했으나 중국 주식 투자 제한 등 상징적 조치로 압박하고 있다”며 “미·중 마찰 가능성은 위험자산 가격 반등에도 신흥국 통화가치 개선을 더디게 만드는 요소”라고 짚었다.
다만 긍정적인 뉴스도 존재한다. 먼저 다음 주 진행될 중국 양회가 그 중 하나다. 노 연구원은 “중국 정책 당국은 양회에서 성장률 목표치를 생략할 가능성이 높고 재정정책 위주의 부양 강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번 양회에서 미국과 1단계 무역협정에 포함한 지적재산권 강화를 구체화할 경우 미국에 성의 표시로 읽힐 수 있어 마찰이 한차례 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크로 경제지표 악화도 고점을 통과하리란 전망이다. 노 연구원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4월 첫째주를 기점으로 5주 연속 감소 중”이라며 “주식시장 낙관론은 미·중 마찰 우려와 파월 의장의 부정적 경기 전망으로 위축됐으나 매크로 지표 악화 고점 통과 조짐을 확인할 경우 완만한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매크로 환경이 불안한 탓에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상대 강세가 이어지리란 분석이다. 노 연구원은 “코스피 대형주는 수출 부진과 외국인 패시브 자금 유출 때문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 국면에서 중소형주 대비 상대수익률이 하락 중”이라며 “미국 경기 불안 및 미·중 마찰 가능성은 신흥국 통화가치 상승을 제한해 당분간 중소형주에 유리한 수급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노 연구원은 “코스닥150지수는 코스닥 대비 저평가 국면을 탈피했으나 여전히 가격 매력을 갖고 있다”며 “반도체 관련 중소형 종목들과 5G 관련 종목은 정책 효과 관점에서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