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안철수, 실망·거품·구태…부산 영도로 가라"

  • 등록 2013-03-04 오전 9:58:13

    수정 2013-03-04 오전 9:58:13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삼성 떡값 리스트를 폭로한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국회의원 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4일 자신의 지역구(서울 노원병)에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출마하려는 것에 대해 실망·구태·거품 등 직설적인 어휘를 사용하며 맹렬히 비판했다. 노 대표는 안 전 교수가 손쉽게 정치하려 한다고 지적하면서, 부산 영도 등 어려운 지역으로 나가 야권 의석을 늘리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대표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안 전 교수가 노원병에 출마한다면 야권 의석을 늘이는 데는 기여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의미부여가 너무 미미한 것 아니냐는 실망감이 있다”며 “가난한 집 가장이 밖에 나가서 돈 벌 생각을 해야지, 집안에 있는 식구들 음식을 나눠먹느냐 하는 비판도 있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안 전 교수가 부산 영도 재보궐에 나서야 한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 “4·24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야권 후보가 다 정해지진 않았지만 안 전 교수가 출마한다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며 “그럼 가장 어려운 곳에 나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여기(노원병)는 자신이 아니더라도 야권이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표는 안 전 교수가 출마의사를 밝히기 직전 자신에게 노원병 출마 문제를 이야기했다는 보도에 대해 “안보와 덕담 수준의 얘기들이 있었고, 노원병 출마 문제나 양해 문제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다”며 “아마 저한테 그렇게 양해를 구했다면 솔직하게 생각을 말씀드렸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진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어디에 출마하는가는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일 수 있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까 기자회견을 잡아놓고 1시간 반 전에 전화해서 그냥 간단한 통화한 뒤 마치 양해를 구한 것처럼 각본을 짜 맞추듯이 했다”며 “이런 것은 새 정치가 아니지 않느냐, 저희들로서는 하고 싶지 않은 구태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표는 안철수 신당에 대해 “야권이 민주당도 그렇고 진보 정당들도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당의 파급력이 있을 수 있다”며 “신당 스스로 과연 새로운 당으로서 비전과 새로운 정치행태를 보여주느냐, 기성 정당이 뼈를 깎는 혁신의 몸부림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 때와 같은 것은 이제 좀 기대는 좀 거품이 많이 걷히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3·1절 특사에서 사면복권이 무산된 것에 대해 “작년 총선 때 상대방 후보가 제가 당선되면 X파일로 의원직 상실할 것이라고 선거공고물을 도배하다시피 했어도 유권자들이 뽑아주셨다”며 “이 사건과 관련돼서는 국민에게 이미 사면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특사 여부와 무관하게 저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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