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는 株價`..하이트맥주 언제쯤 살아나나

매출 줄고 비용 늘고..주가 하락세 지속
하반기도 기대하기 어렵다..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 등록 2010-09-14 오전 10:07:33

    수정 2010-09-14 오전 10:11:33

[이데일리 최한나 기자] 하이트맥주가 증권가에서 난타당하고 있다. 맥주는 안 팔리고 비용은 늘고 있으며 신제품 효과는 오리무중이라는 분석들이다. 한마디로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요인을 찾기 어려운 것.

이를 반영해 국내외 증권사들은 앞다퉈 하이트맥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진로와의 영업 시너지로 활로를 뚫지 않는다면 낙관적인 전망을 가져가기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14일 오전 9시46분 현재 하이트맥주(103150)는 전날보다 3500원(2.7%) 하락한 12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트맥주는 지난 6월초 16만원대에서 고점을 찍은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일단 월드컵 특수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 점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월드컵 기간에는 통상 치킨이나 맥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증권가에서는 하이트맥주가 이 기간에 제대로 한 몫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결과는 흥행 참패였다. 경쟁사 OB가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선을 집중시킨데다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수익이 기대를 밑돌았던 것.

2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빗겨가면서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실적 발표전 주당 16만원 위로 올랐던 주가는 최근 12만원대까지 낮아졌다.

맥주의 주 원료가 되는 맥아가격이 하락했는데도 비용이 줄어들지 않은 점도 시장을 실망시켰다. 올 2분기 이후 맥아가격은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전년비 22%나 떨어졌다.

그러나 포장가격과 임금, 마케팅 비용 등 다른 항목 지출이 증가하면서 맥아가격 하락은 빛이 바랬다. 이 때문에 2분기 영업이익은 오히려 크게 감소했다.

송우연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이트맥주에는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할 만한 2가지 기회가 있었다"며 "맥아가격 하락과 월드컵 시즌이었는데 둘 다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를 반영해 대신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추고, 목표주가 역시 17만8000원에서 15만원으로 내렸다.

더 큰 문제는 당분간 수익을 개선시킬 만한 요인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장점유율은 날로 감소하고 있고, 맥주 판매가 줄면서 마진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새로 출시한 브랜드(드라이피니시d)는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모간스탠리는 "영업 레버리지가 높은 탓에 시장점유율이 줄어든 여파가 컸다"며 "시장점유율과 마진 모두 회복이 더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는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17만원에서 13만원으로 떨어뜨렸다.

이밖에도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목표주가를 15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맥쿼리증권도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반영해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목표주가를 19만원에서 11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서 꼽는 회생 기회는 진로와의 시너지다. 내년부터 진로와의 통합 영업이 본격화되면서 상품 구성이 다양해지면 수익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송 애널리스트는 "올해까지는 하이트맥주의 과도기적 시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 통합 영업 사례가 없었으므로 효과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진로의 서울 및 경기권 점유율을 감안할 때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고 말했다.

모간스탠리도 "진로와의 공동 마케팅이 내년 이후 시장점유율을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시킨다면 맥주 판매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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