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과일 등 식탁 물가 안정됐지만 농가는 '시름'

4년만에 여름 태풍 없어 제철 채소·과일 가격 안정세
풍년에 가격 전반적인 가격 하락하자 공급 초과
  • 등록 2013-10-16 오전 9:31:25

    수정 2013-10-16 오전 10:21:02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올해 여름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이 비켜가면서 채소와 과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작물들이 풍년으로 공급 초과 현상을 빚자 농가에서는 가격하락과 판매 부진으로 근심이 늘고 있다.

(제공: 롯데마트)
16일 서울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최근 제철을 맞은 채소와 과일 가격은 일제히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사과 홍옥(15kg, 상) 가격은 3만7776원으로 지난해보다 24% 떨어졌으며 배 신고(15kg,상)는 2만7650원으로 39% 내렸다.

사과와 배는 매년 여름 태풍으로 인해 생산량 중 40% 이상의 낙과 피해를 입었으나 올해는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덕분에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출하량이 사과는 20~30%, 배는 40~50% 가량 늘었다.

김장철을 앞두고 김치의 재료가 되는 채소 가격도 지난해보다 많이 떨어진 상태다. 배추(10kg, 상)는 3547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3% 하락했으며 무(18kg, 상)는 7138원으로 50%, 마늘(1kg, 상)은 2200원으로 49% 가량 각각 가격이 내려갔다. 건고추 값도 지난해보다 각각 33.8% 내렸다.

이에따라 이마트(139480)에서는 김장을 가장 많이 담글 것으로 예상되는 11월 첫째주를 기준으로 4인 가족 김장 비용을 20만~22만원 정도로 예측했다. 이는 작년보다 21.3~28.9% 가량 하락한 것이다.

값이 오른 건 이제 막 출하되는 단감 정도이다. 감은 해거름을 하는 작물인데 올해는 과실이 많이 열리지 않은 해로 가격이 다소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감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2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른 추석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농가들의 걱정은 늘고 있다.
가을 대표 과실인 밤이 대표적이다. 올해 추석의 경우 생산량은 평년보다 20% 이상 늘어났지만, 작년보다 열흘가량 이른 추석으로 수요는 감소해 밤 농가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과, 배 등의 과일도 사정은 비슷하다.

김재봉 부여 규암농협 과장은 “올해 밤 농사가 풍년이 됐지만 수출 물량은 줄고 판매할 곳이 없다”며 “인건비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데 가격은 오히려 내려가니 농가의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채소도 전반적으로 가격이 모두 하락하면서 수요가 부진하다.

한편,각 대형마트에서는 산지와 손잡고 대량 직매입을 통해 농가 판로 확대와 가격 인하를 동시에 꾀하는 다양한 소비 촉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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