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진드기 공포 확산..."인터넷상 살인진드기 낭설 만연 조심"

피부에 구멍 뚫는 진드기는 반드시 핀셋으로 제거해야
아토피, 비염 유발하는 집먼지 진드기엔 ‘진드기 방제
  • 등록 2013-08-02 오전 10:36:33

    수정 2013-08-02 오전 10:36:3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서울 마포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30)는 얼마 전 휴가차 놀러 간 야영장에서 몸에 달라붙은 흡혈 진드기를 떼내려다 큰 화를 당할 뻔 했다. 흡혈 진드기는 불에 그을려 죽인 다음 떼어내야 한다는 인터넷 정보를 믿고 따라 했다가 화상을 당할 뻔 했던 것. 비단 최씨뿐만이 아니다. 휴가철을 맞아 야외 활동 중에 흡혈 진드기에 물리고 엉뚱한 방법으로 응급처치를 했다가 애를 먹는 경우가 늘고 있다.

흡혈 진드기
생활환경 위생기업 세스코가 본격 휴가철을 맞아 외부 활동이 잦아지고 ‘살인 진드기’ 공포가 증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살인 진드기 관련 소문에 대한 전문가적 답변을 내놨다.

살인 진드기 공포를 불러 온 흡혈 진드기는 급성 또는 만성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므로 올바른 대처가 중요하다. 하지만 흡혈 진드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일반인들은 진드기 제거를 위해 매니큐어를 사용하는 등 인터넷에서 수집한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며 오히려 피해를 키우고 있어 진드기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상황이다.

흡혈 진드기는 매니큐어가 아닌 핀셋으로

흡혈 진드기는 피부에 구멍을 뚫어 흡혈을 한다. 피부에 달라 붙은 진드기는 갈고리 모양의 턱 부분으로 흡혈할 부분을 일(一)자로 절개해 구멍을 뚫고, 그 속으로 흡혈 기관을 박아 넣는다. 한번 붙은 진드기를 몸에서 떼어내기가 어려운 이유도 이 흡혈기관 자체가 잘 떨어지지 않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피부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진드기는 핀셋을 사용해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인터넷에선 매니큐어나 알코올을 바르거나 열처리를 해 진드기를 죽인 다음 떼어내는 방법이 추천되기도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효과가 없다. 핀셋을 이용해 피부 깊숙이 박힌 진드기를 뽑아내야만 한다.

모든 흡혈진드기가 라임병을 매개한다는 소문은 과장

모든 흡혈진드기가 라임병 및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등 위험 질병을 매개한다는 설도 일부 과장된 소문이다. 흡혈 진드기에도 종류가 다양하며 물리면 사망에 이르는 종은 극히 일부에 꼽힌다.

감기 몸살과 비슷한 증세가 지속되다가 관절염이나 심장 염증, 신경계 장애를 일으키는 라임병은 ‘검정다리종’ 매개 질병이며, 지난 7월 31일 보건복지부가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는 작은소참진드기를 매개로 한다. 또한 작은소참진드기 가운데에서도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0.5% 미만이며 발병 환자의 치사율은 6% 미만이므로 물리는 즉시 사망한다는 설은 사실과 다르다.

흡혈 진드기 이슈에 묻힌 ‘집먼지 진드기’ 여름철 가장 위험

흡혈 진드기뿐만 아니라 아토피와 비염을 유발하는 ‘집먼지 진드기’도 이맘때쯤 더욱 유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25도의 온도와 85% 내외의 습도에서 잘 자라는 진드기는 요즘과 같이 하루에도 2~30도 기온에 60~85% 습도를 오가는 장마 계절에 기승을 부린다.

집먼지 진드기는 사람의 피부에서 떨어진 비듬과 각질을 먹고 살기 때문에 사람이 생활하는 곳이면 언제 어디서든 발생 할 수 있다. 이불과 소파를 자주 세척하고 햇빛에 건조하는 방법이 알려져 있지만 진드기의 사체까지 없애지는 못한다.

세스코 관계자는 “최근 살인 진드기에 대한 공포가 높아지면서 진드기에 관한 인터넷 정보가 많이 생성되고 있는데,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기 때문에 해충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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