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교수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정치인’의 길을 계속 걷겠다고 선언한 만큼 이번 선거에서 직·간접적인 관여를 할 것이라는 게 정가의 예상이었다. 이번 선거는 10월 재보선을 고려하면 그가 정계에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놓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에서 안 전 교수가 전격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것을 두고 정계개편을 겨냥한 ‘타이밍 정치’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안 전 교수는 이와 관련 10일쯤으로 예정된 귀국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4월 재보궐 선거 뜨거워진다
안 전 교수의 출마로 4월 재보궐 선거 정국이 뜨거워지고 있다. 여야 모두 한발도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이번 선거는 새 정부에 대한 여론의 첫 평가무대다. 민주통합당에는 대선 패배 이후 당을 추스르고 있는 새 지도부의 리더십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여기에 지난 대선 중도 하차한 안 전 교수에게는 정계 복귀의 명운이 걸려 있는 장이기도 하다.
가장 주목받는 선거구는 단연 서울 노원 병이다. 안 전 후보 외에 새누리당에선 이준석 전 비대위원과 허준영 전 경찰청장, 민주당에선 임종석 전 의원과 박용진 대변인, 이동섭 지역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진보정의당에선 노 전 의원의 부인 김지선 씨가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안 전 후보의 출마로 민주당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 복잡 셈법...민주당 ‘고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안철수 전 교수의 ‘도전’에 일단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셈법에 분주한 모습이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안 전 교수의 출마와 관련, “아직 정해진 당의 공식 입장이 없다”며 “4일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당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만 했다. 김 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안 전 교수는 야권단일화와 대통령 선거를 (민주당과) 함께 치른 분이며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것으로 본다”고 짧게 논평하는데 그쳤다.
민주당의 경우 안 전 교수의 ‘복귀’로 곤혹스러운 처지로 내몰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선 패배 이후 내부 전열을 정비하기도 전에 그의 등장으로 야권의 중심축이 ‘안철수’로 옮겨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욱이 안 전 교수가 신당 창당에 나설 경우 정계개편의 회오리에 민주당이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