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난 중고폰 '귀하신 몸'

비싼 휴대폰 가격에 중고폰 수요 급증
SKT 중고폰 월거래량 1년새 200배 증가
단말 자급제 도입 및 스마트폰 가격 상승 원인
  • 등록 2012-08-22 오전 11:05:35

    수정 2012-08-22 오전 11:05:35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회사원 황재현 씨는 온라인 휴대폰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아이폰 3GS를 15만원에 샀다. 이어 황씨는 가입자식별카드(USIM)를 구입한 뒤 알뜰폰(MVNO)서비스에 가입했다. 단말기 할부금을 낼 필요가 없는 황 씨의 한 달 통신 요금은 피처폰을 쓸 때와 비슷한 2만 원대다.

최신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비싸지면서 중고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 7월 자사의 중고폰 거래 사이트 ‘T에코폰’의 월 거래량이 5만8000대를 돌파했다고 22일 밝혔다. 작년 8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 월 280대에 불과했던 거래물량이 불과 1년만에 200배 이상 늘어난 것.

SK텔레콤 관계자는 “판매 사이트에 등록된 스마트폰 중 95%가 한 달 안에 팔릴 정도”라면서 “갤럭시S, 아이폰 등 인기 모델은 등록된지 10분이 채 안돼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KT(030200)도 뒤늦게 중고폰 매매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KT는 3월부터 자사의 중고폰 매매 서비스인 ‘올레 그린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거래량은 적지만 온·오프라인을 통해 중고폰 거래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KT는 5월 중고폰 가입자를 타깃으로 한 ‘심플충전’ 요금제가 강점이다. KT의 심플충전 요금제는 중고 휴대폰만 있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선불 요금제다. 이 요금제는 청소년, 노인층, 세컨드폰 사용자를 중심으로 서비스 시작 3개월만에 18만 가입자를 모았다.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중고폰 거래 규모도 커졌다.

대표적인 중고폰 온라인 거래 사이트인 세티즌의 올해 상반기 중고폰 거래량은 10만6223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된 5만1667건보다 106%나 증가했다. 거래 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79억원에서 200억원으로 153% 증가했다. 거래량보다 거래금액이 더 큰 것은 고가폰 판매가 늘어나면서 중고폰 가격도 덩달아 올랐기 때문이다. 세티즌 관계자는 “휴대폰 자급제의 활성화, 알뜰폰 가입자의 증가로 올 한해 거래 금액은 약 4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비싼 스마트폰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점차 많아질 것”이라며 “휴대폰 자급제가 정착되고 통신사·MVNO사업자의 중고폰 이용자 대상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중고폰 시장은 지금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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