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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가사도우미와 비서를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한 김준기(74)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입국한 뒤 경찰에 즉시 체포됐다. 그동안 김 전 회장의 입국 거부로 진척이 없었던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22일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전 회장을 체포해 곧바로 경찰서로 이송했다. 미국으로 출국한 지 2년 3개월여 만에 돌아온 김 전 회장은 현재 수서경찰서에 수감된 상태이며, 이날 오전부터 고소 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김 전 회장의 이번 귀국은 강제송환의 성격이 아닌 자진귀국의 형태로 이뤄졌다. 김 전 회장 측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입국 계획을 경찰에 미리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의 비서 A씨는 지난 2017년 9월 김 전 회장이 자신을 상습적으로 추행했다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같은 해 7월 김 전 회장은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였는데 계속해서 귀국을 미루고 있었다.
이후 경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사를 위해 2017년 11월 미국 인터폴에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하고 인터폴 적색 수배를 발부받았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현지에서 이민 변호사를 고용, 질병 치료를 이유로 당국에 계속 체류자격 연장을 신청해 6개월마다 체류기간을 연장했다.
경찰은 지난 7월 법무부에 김 전 회장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했고, 김 전 회장의 여권이 무효화 조치 됐다는 사실을 미국 인터폴과 국토안보부(한국지부)에 재통보하는 등 그의 귀국을 다각도로 압박했다. 결국 비자를 추가로 연장하지 못한 김 전 회장은 2년여 만에 귀국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