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진한 경제에 출산율도 '뚝'..1920년래 최저

WP 이민 여성, 라틴계 여성 출산율 급하락
경기 침체, 문화적 변화 때문
  • 등록 2012-11-30 오전 10:57:40

    수정 2012-11-30 오전 10:57:40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미국 출산율이 이민 여성의 출산율 저하와 경기부진으로 1920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가 인용한 퓨리서치센터의 지난 29일 조사 결과를 보면 가임기 여성 1000명이 1년에 낳는 아이의 비율은 1990년 71.2명에서 2007년 69.3명, 2010년에는 64명을 기록했다. 2011년 통계 확정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보건통계청(NCHS)의 예비통계에서는 63.2라고 발표했다. 이는 1957년 미국 출산율이 122.7명으로 정점에 올랐던 때보다 절반가량 떨어진 수치다.

특히 미국에서 태어난 여성의 출산율은 6% 하락인데 비해 외국 출생 여성의 출산율은 14%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이 가운데 멕시코 이민 여성의 출산율은 23% 급락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WP는 미국 출산율 저하의 원인으로 경기 침체와 사회적 변화를 꼽았다. 2007년 경기 침체가 시작된 이후 일자리가 줄어들고 경제전망이 나빠지자 임신과 출산을 꺼린 것. 특히 이민자 여성들은 경기침체의 타격을 많이 받기 때문에 급격한 하락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이민의 47% 가량을 차지하는 히스패닉 이민자들, 그 중에서도 멕시코 이민자들의 행동 패턴이 바뀌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국 문화를 많이 흡수한 그들이 대가족을 이루는 전통 대신 핵가족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킴벌리 이네즈 맥과이어 국민 라틴계 미국인 건강협회 정책 애널리스트는 “그밖에도 라틴계 여성들이 피임법 등 성교육을 받을 기회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로버트 서로 남부캘리포니아대 공공정책법 교수는 “미국 출산율 하락이 당장 일본 같은 고령화 사회 진입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당국에서 서서히 관련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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