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왜 다른가 했더니`..미터기 조작 32대 적발

서울시, 6천여대 택시미터 일제점검 결과
조작 확인용 디지털운행기록계 조기 설치
  • 등록 2011-09-08 오전 11:16:02

    수정 2011-09-08 오전 11:13:21

[이데일리 이창균 기자] 잦은 야근으로 택시를 애용하는 6년차 직장인 김철수(가명) 씨. 일반택시로 매일 새벽 비슷한 시간대에 집과 회식 장소 구간을 이용하는데도 어떤 날은 요금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나온다. `무슨 금테 두른 택시를 타는 것도 아닌데···` 김 씨는 속으로 의아스럽기만 하다.   같은 구간을 같은 시간대에 이용해도 간혹 택시 요금 편차가 심해 당혹해 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택시 요금을 결정하는 `택시미터기`를 조작해 부당 이득을 챙긴 택시들이 대거 적발됐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는 지난 7월부터 시내 구형 택시미터가 설치된 택시 총 6276대를 대상으로 일제점검을 벌인 결과, 미터 조작 개연성이 있는 택시 31대를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유형별로는 펄스 조정부 덮개가 열리는 택시가 21대로 가장 많았고 봉인줄 절단, 납봉인 압인불량 등 미터 봉인에 이상이 있는 택시는 10대였다. 서울시품질시험소 주행검사 결과 적발된 택시 31대 중 오차범위(-1~5%)를 초과한 택시는 없었다.

또 그간 취약지역으로 꼽혔던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지난달부터 한 달간 2개 점검반이 471대의 택시를 특별 점검했고, 이중 택시미터 봉인탈락 택시 1대를 적발했다.

적발된 택시 총 32대는 자동차관리법 제79조에 따라 고발되거나 지난해 각 자치구에서 시행한 택시미터 관련 개선명령 위반에 따라 사업정지,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자동차관리법 규정상 택시미터를 무단으로 변조하거나, 변조된 택시미터를 사용한 자는 3년 이하 징역형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택시미터 관련 개선명령에 따르면 택시미터 봉인을 훼손했거나, 기타 고의로 택시미터를 훼손할 경우 사업정지 20일 또는 과징금 120만원이 부과된다.

서울시는 택시미터 조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신 IT 기술이 적용된 택시미터 조작방지프로그램 설치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달 국토해양부에 `택시미터 검정기준 개정안`을 제출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섰다.

아울러 조작 여부 확인이 쉬운 `디지털운행기록계 일체형 택시미터` 설치를 유도하고 설치 시기를 앞당길 방침이다. 교통안전법 규정상 당초 법인택시는 2012년말, 개인택시는 2013년말까지 디지털운행기록계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일체형 택시미터를 조기 설치토록 계도한다는 것.

한편 서울시는 관광객이 많은 인천국제공항 등 취약지역에서 수시로 미터 조작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택시미터 조작 의혹 민원이 발생할 경우 법인택시는 그 회사 소속 택시 전체, 개인택시는 해당 택시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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