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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국내 건축자재(이하 건자재) 시장을 양분하는 LG하우시스(108670)와 KCC(002380)가 최근 일부 사업을 매각하거나 분사시키는 등 방법을 통해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이를 통해 최근 위축한 건설경기와 관련, 중장기적 생존을 도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하우시스는 최근 자동차소재(산업용 필름 포함) 사업부를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비앤지스틸에 매각하기로 했다. LG하우시스는 우선협상자로 현대비앤지스틸을 선정한 뒤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 위기 속에서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와 함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일부 사업을 매각하는 등 방안을 고민해왔다”며 “우선 자동차소재부문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와 함께 건설경기 부진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710억원)이 전년보다 3.2% 늘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건자재 부문은 인테리어 사업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영업이익이 26.9% 증가한 1152억원에 달했다. 반면 자동차소재 부문은 영업손실 453억원으로 전년(218억원 손실)과 비교해 적자가 2배 이상 늘어났다. LG하우시스는 적자가 커지는 자동차소재 사업부 매각을 통해 수익성을 한층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KCC는 최근 사업부끼리 합치거나 떼어내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우선 지난달 국내외 실리콘 자회사들 지분을 모두 미국 자회사인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터리얼스’(이하 모멘티브)에 넘겼다. 지난해 말 물적 분할을 통해 설립한 KCC실리콘을 비롯해 KCC바실돈(KCC 영국 자회사), KCG(KCC 중국 법인) 등 3개 회사 지분을 모멘티브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엔 계열사 KCC글라스가 자회사 KAC(코리아오토글라스)를 흡수 합병하기도 했다. 합병 이후 존속법인은 KCC글라스이며 이 과정에서 KAC는 소멸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KCC글라스는 국내 최대 유리회사로 거듭났다. KCC글라스는 유리 사업 외에도 바닥재와 인조대리석, 홈씨씨 등 인테리어 관련 사업도 운영한다.
국내 건설경기는 최근 몇 년 간 하락세가 이어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건설투자는 2018년 269조 7600억원에서 이듬해 262조 9200억원, 지난해 261조 6700억원 등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경기가 하강하는 이유로 건자재 업체들은 인테리어와 기초소재 등 유망한 사업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수익성이 악화하는 사업은 과감히 접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경우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