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대장증후군, 복장 터지는 '스트레스'가 원인

식습관 고치고 영양요법 병행하면 화학적 스트레스에 의한 대장질환 극복 가능
  • 등록 2015-04-21 오전 9:02:16

    수정 2015-04-21 오전 9:02:1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라지만 어느 부위가 아프든 어느 진료과를 가든 한결 같이 스트레스만 탓하고 있으니 ‘병원에 가봐야 뻔하다’는 생각으로 조기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특별한 이유없이 배가 아프거나 가스가 차거나 위산이 역류되거나 설사와 변비 증상을 보이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제때 치료받지 않는 사람이 많은 것도 비슷한 이유다. 일시적인 배앓이나 단순 소화불량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임을 안다 해도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으로 알려진지라 병원 진료를 무의미하게 여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생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일상의 불편을 숙명으로 여기며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안고 가는 수밖에 없단 말인가.

스트레스성 질환의 해결을 원한다면 스트레스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스트레스는 ‘질병, 외상, 정신적인 건강 등이 원인이 되어 몸 안에서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방어 반응’이다. 즉, 정신적인 긴장 상태는 건강 이상의 요인 중의 하나일 뿐이므로 그 외에 화학적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요인까지 살펴야 한다는 의미로 확장해 볼 수 있다.

변기원 변한의원 원장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정신 스트레스 뿐 아니라 화학적 스트레스에서도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화학적 스트레스는 대부분 잘못된 식이요법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장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의 영양분을 분해, 흡수, 배출하는 과정을 담당한다. 이 과정은 장의 연동운동과 장내 세균의 분해활동으로 이뤄지는데 유익한 장내 세균이 많을수록 장의 기능이 활발해져서 전신 건강을 유지하기에 유리하다. 가장 이상적인 장 내 세균 비율은 유익균과 유해균이 85대 15일 때다. 그러나 선천적 혹은 후천적인 요인으로 이 비율이 깨지면 유해균이 증가하면서 장 기능이 떨어진다. 이는 면역력 저하를 가져와 과민성 대장증후군 같은 장 질환을 일으키고 전신에 염증반응을 일으켜 각종 성인질환의 원인이 된다.

장 기능 저하의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음식이다. 서구화 식단으로 밀가루, 유제품, 단 음식 섭취가 늘어난 것을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가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밀가루와 유제품의 경우 여러 음식에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섭취량이 늘었지만 밀가루의 글루텐과 유제품의 유당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불내증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글루텐과 유당에 민감한 사람이 이 음식들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미생물에 의해 장에서 발효과정이 진행되고 이때 나오는 유해물질은 장 내 유해균을 증가시켜 복통, 복부 팽만감, 속쓰림, 설사, 변비 등을 일으킨다. 여기에 유해균의 먹이가 되는 단 음식을 즐긴다면 증상은 반복되고 악화될 수밖에 없다.

변기원 원장은 “장은 인체 70~80%의 면역세포를 만드는 기관인 만큼 장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소화기 뿐 아니라 전신 건강을 지키는 일”이라며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치료하려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체질과 장생태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면서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본인의 뇌에 기록돼 있기 때문에 뇌기능을 이용해 체질과 장 민감도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그에 맞는 음식과 한약을 처방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식습관을 고치고 체질에 맞는 영양요법을 병행한다면 장 내 환경이 회복돼 화학적 스트레스에 의한 대장질환을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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