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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준 크라카타우포스코(PT. KRAKATAU POSCO) 사장은 16일 제철소를 방문한 기자들에게 “인도네시아 찔레곤에 건설한 제철소는 동남아 시장을 둘러싼 한·중·일 철강전쟁에서 진지를 구축하고 전략적 요충지를 선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동남아 최초의 일관제철소를 짓는 데 성공하면서 인도네시아 내수 뿐 아니라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 연결하는 동남아 철강벨트을 장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얘기다. 일관제철소는 제선(製銑), 제강(製鋼), 압연(壓延)의 세 단계 작업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제철 공장을 말한다.
민경준 사장은 “포스코가 베트남과 인도에 냉연공장을 건설하면서 핫코일 공급은 인도네시아 제철소가 맡게 될 것”이라며 “아세안(ASEAN)내에서는 무역관세가 없지만 다른 나라는 수입 관세가 상당히 높은데 인도네시아에서 철강소재를 공급한다면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 사장은 “동남아 철강시장에서도 가장 큰 규모인 인도네시아는 1인당 철강 소비량이 아직 50~60kg으로 국내 소비량이 1t인 것을 고려하면 그 성장성은 무한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인도네시아는 연간 900만t의 철강재를 수입하는데,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수입재와의 경쟁에서 유리하다”며 “2단계 투자로 600만t을 생산하면 300만t 정도를 다른 동남아권역으로 수출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응하는 포스코(005490)의 선택은 달랐다. “후발주자인 포스코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인도네시아 국영철강사와 합작으로 현지에 제철소를 짓는 과감한 도전이었죠. 3조 원이나 들어가는 일관제철소 대역사를 공정대로 30개월 기간 내 끝낸 것은 인도네시아에서 ‘전무후무‘ 한 일로 평가받았고, 제철소 정상가동으로 일본의 견제를 이겨내고 이제는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고 민 사장은 소개했다. 찔레곤 지역을 산업도시화하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함께 고민하면서 부지를 조성하고, 2400여 명의 임직원 중 현지인 2200여 명을 고용해 기술과 경험을 전수하면서 포스코는 저력을 인정받고 있다.
민 사장은 “연초 쇳물을 만드는 고로에 틈이 생겨 일주일가량 가동을 중단하는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현지인들을 교육하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보고 있으며, 재빠른 수습과 대응으로 제철소는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인니 제철소 제품은 포항제철소보다 생산원가가 싸지만, 아직 광양제철소보다는 비싼 편이다. 2단계 프로젝트로 고로를 하나 더 건설해 규모를 키우고 가격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하는 숙제가 남은 것이다.
민 사장은 “2단계 프로젝트는 1단계의 최종 품질시험이 통과한 후 1년 안에 합작사인 크라카타우와 합의하기로 했다”면서 “내년 6월까지 2단계 투자논의를 마치고, 이후 2년 내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포화된 국내 철강시장에서 벗어나 적기에 동남아시장에 진출했다”며 “조만간 인도네시아 제철소가 포스코의 효자 계열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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